배터리업계, 사드 보복에도 ‘참을 인(忍)’ 3년… 결국 통했다
2019-12-09 19:00
중국 정부가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자동차에도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중국 시장 공략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9일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배터리 빗장을 푼 것은 상당히 큰 의미가 있다"며 "배터리 보조금 명단에서 제외됐던 국내 업체의 3년간 인내가 빛을 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6년부터 3년간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배터리업계는 한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보복조치로 해석해왔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점유율 급락에도 중국에 배터리 공장을 설립하며 꾸준히 공을 들여왔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 창저우시 진탄경제개발구에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 합작해 배터리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공장은 약 16만8000㎡ 부지에 연산 7.5GWh 규모로 지어졌다. 50kWh 기준으로 약 15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다.
LG화학도 지난 6월 중국의 지리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합작법인은 양사가 50대 50 지분으로 각 1034억원을 출자해 만들어졌다. 올해부터 건립에 착공해 2021년 말까지 전기차 배터리 10GWh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완공할 예정이다.
중국 정부의 박대에도 국내 배터리업계가 끈기를 갖고 중국 시장을 노크한 이유는 중국이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자동차 수요는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전기차 수요는 증가하는 등 비약적인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중국 내 배터리 업체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시장 구조 변화도 국내 업체에 긍정적이다. 지난 5년간 중국에서 새로 생겨난 배터리 업체는 500여개에 달한다. 신생 업체들은 자국 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밀리며 사라져가고 있다. SNE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의 전기차 판매는 대부분 BAIC이나 BYD 등 중국 대형 전기차 메이커가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세계 1위 전기차 시장으로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시장 투자는 더욱 공격적이고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