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일 만에 직접 소통한 문재인·트럼프…'한반도 상황 엄중' 인식 공감대

2019-12-07 14:01
다가오는 北 연내 시한…2년 만에 '로켓맨' 꺼낸 美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전화통화를 하고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북한과 미국이 제3차 핵담판을 위한 연내 실무협상 재개를 놓고 '말 폭탄'을 주고받는 가운데, 한·미 정상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양 정상이)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두 정상이 직접 소통한 것은 지난 9월 24일 미국 뉴욕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 이후 74일 만이다. 한·미 정상 간 통화는 지난 5월 8일 이후 78일 만으로, 취임 이후 22번째다.

양 정상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불어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당분간 한·미 정상 간 협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필요할 때마다 직접 소통하기로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청와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하고 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통화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방안을 심도있게 협의했다. [사진=연합뉴스 ]


북한이 제시한 '연내 시한'이 다가오는 상황에서 한·미 정상 간 공조를 통해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석상에서 2년 만에 김 위원장을 '로켓맨'으로 지칭하며 '대북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북한이 연일 대미 압박을 가하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한 셈이다.

이에 북·미 비핵화 협상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5일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무력사용 발언과 비유 호칭이 즉흥적으로 불쑥 튀어나온 실언이었다면 다행이겠지만, 의도적으로 우리를 겨냥한 계획된 도발이라면 문제는 달라진다"고 맞받아쳤다.

북한 서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새로운 움직임도 포착, 연말 비핵화 협상을 둘러싸고 한반도 정세는 일촉즉발로 치닫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지난 5일(현지시간) 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공개하며 동창리 발사장에서 대형 화물용 컨테이너를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미사일 발사보다는 엔진 시험 재개에 무게가 실렸지만, 제3차 핵담판 재개 국면에서 무력 도발 움직임을 보이는 것 자체가 핵실험의 전 단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북·미 촉진역을 자임한 문 대통령도 연말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미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한·미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은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을 만나 얘기를 나누는 모습.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