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노인용 간편식 개발, 즉석밥·김 국제규격 주도해 식품산업 육성

2019-12-04 13:49
펫푸드, 사료 아닌 음식으로...신뢰도·안전성 인식 개선
인니 할랄 인증·UN 조달시장 진출 등 수출 활성화 방안도
한류 유망 식품 산업규모 2배↑...2030년 25조원 규모

정부가 질환 관리용·노인용 등 밀키트 제품을 다양화하고 즉석밥·김 제품의 국제규격 마련에 앞장서 간편식 산업 경쟁력과 식품 산업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제5차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제28차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했다. 11회의 식품업계 간담회와 3회의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청취한 현장 의견을 토대로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인구 구조, 소비 트렌드 분석을 토대로, △메디푸드(MEDI-Food·특수의료용도 식품), 고령친화식품, 대체 식품, 펫푸드 등 맞춤형·특수 식품 △기능성 식품 △간편식품 △친환경 식품 △수출 식품 등을 성장 가능성이 높고 사회·경제적으로 중요한 5대 유망분야로 선정했다.

이번 대책의 방점은 도시락 혹은 밀키트 등 간편식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찍혔다. 정부는 우선 병원·가정 내 질환 관리용 간편식인 메디푸드 시장을 선제적으로 조성한다.

식약처는 내년 중 특수의료용도 식품을 독립 식품군으로 상향하고, 대상별‧질환별 맞춤형 식단제품 유형을 신설할 예정이다. 현행 식품 유형 분류상 메디푸드는 4종의 용도(환자용 식품, 선천성 대사질환자용 식품, 유단백 알레르기 영·유아용 조제 식품, 영·유아용 특수조제 식품)로만 관리돼, 특정 질환에 적합한 제품이라는 표시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달 중 고령친화식품 지정을 위한 한국산업표준(KS) 인증제도를 도입한다. 영양 섭취 기준을 충족하고 경도와 점도 등을 시험해 치아·잇몸·혀로 섭취가 가능한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인증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내년부터 고령자 소화 장애 개선, 면역기능 강화 등 고품질·기능성 제품의 출시를 돕고, 공공 구매해 취약계층 어르신에 먼저 보급한다.

간편식 제품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제 식품규격(코덱스·Codex) 마련에도 앞장선다. 정부는 즉석밥 제품에 대한 코덱스 기준 초안을 작성해 내년 아시아 지역 조정 위원회에 제안할 예정이다. 가공 김 제품에 대한 코덱스도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차세대 간편식인 밀키트 제품의 특성을 반영한 식품 유형을 2020년 신설한다.

반려동물 식품(펫푸드)을 사료의 개념이 아닌 음식으로 다뤄 국산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안도 나왔다. 현행 '사료관리법'에 따라 국산 펫푸드를 가축 사료와 동일하게 관리하면서 습식·처방식 등 고급 제품 중심의 수입산보다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이를 위해 농식품부는 영양성분과 원료 함량 품질과 안전성을 높인 펫푸드 전용 원료·가공 표시기준을 마련하고 '펫푸드 관리법'을 제정해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내년부터 펫푸드 전용 국내산 원료 생산 제조업체에 530억원 규모의 자금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인도네시아와 할랄 상호 인증을 추진하고 장기보존식품과 산모용·유아용 고영양식을 개발해 연간 19억 달러 규모의 국제연합(UN) 조달시장에 진출하는 등의 식품 수출 지원방안도 마련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류 5대 유망 식품 산업을 육성해 2030년까지 산업 규모를 24조9000억원으로 2배로 키우겠다"며 "일자리도 작년 5만1000개에서 2030년 11만2000개를 창출하는 등 식품 산업 활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4일 서울정부청사에서 '혁신성장전략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 중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획재정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