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내 협상 상대는 북한 최선희"

2019-11-21 07:30
최선희 제1부상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해야 핵문제 논의할 수 있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협상 상대로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지목하며 '의미 있는 협상 관여'를 촉구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비건 지명자는 이날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의 국무부 부장관 인준 청문회에서 "자신이 부장관으로 인준받을 경우 비핵화 협상의 북한 측 카운터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이 되야할 것"이라며 최 제1부상의 '의미 있는 협상 관여'를 촉구했다.

비건 지명자의 공식 카운터파트는 현재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다. 두 사람은 지난달 5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실무협상 테이블에서 마주한 바 있다.  비건 지명자는 자신의 부장관 승진이 북한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인선은 오히려 북한에 대한 우선순위를 추가로 높여줄 것이라고도 평가했다.

사실 지난달 5일 '스톡홀름 노딜' 이후 북·미 협상은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비건 지명자로선 '비건-최선희 라인'으로 체급을 높여 북·미 간에 무게감 있는 비핵화 협상을 견인해 나가자는 제안을 공개적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비건 지명자의 부장관 인준을 계기로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재개를 위한 돌파구가 추가로 마련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제1차 북·러 전략대회 참석차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 중인 최 제1부상은 이날 '미국 쪽에 전할 메시지가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메시지는 없고 이제는 아마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앞으로 협상탁(협상테이블)에서 내려지지 않았나 하는 게 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앞으로 협상하자면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을 다 철회해야 핵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선(先) 적대정책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美국무부 부장관 지명된 비건 대북 특별대표[사진=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