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방위비 협상 3차 회의 돌입...'지소미아 후폭풍' 거세지나

2019-11-18 10:58
정은보·드하트 이끄는 韓·美대표단, 18~19일 제11차 SMA 3차 회의
17일 방한한 드하트 "공정·공평한 분담 합의 도달하려면 할 일 많다"
드하트, 5~8일 비공식 방한 통해 국내 여론 파악...9일 만에 재방한
韓 "합리적 수준의 공평 분담" vs 美 "부유한 韓, 더 많이 부담해야"
22일 자정 기해 종료되는 지소미아 고리로 美압박 거세질 가능성도

한·미 양국이 내년부터 적용할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 18일 치열한 수 싸움에 돌입한다. 오는 22일 자정을 기해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고리로 미국이 더욱 거센 대한(對韓) 압박에 나설지 주목된다.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와 제임스 드하트 미국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이끄는 한·미 대표단은 이날부터 19일까지 양일간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에서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의 제3차 회의를 진행한다.

방위비 분담금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이 분담하는 몫으로, △주한미군이 고용하는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기지 내 각종 시설 건설비 △탄약저장·항공기 정비 등을 위한 군수 지원비 등에 쓰인다.

이번 회의를 위해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한 드하트 보좌관은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제공하는 합의에 도달하려면 할 일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수용 가능하며 양쪽 지지를 얻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양쪽의 동맹을 강화할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나의 잦은 방문은 (한·미) 동맹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협상의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이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입국하며 인터뷰를 하고 있다. 트하트 대표는 18일부터 열리는 제3차 SMA 회의를 위해 방한했다. [사진=연합뉴스]


드하트 보좌관은 지난 5∼8일 예정에 없던 방한 일정으로 정부와 국회, 재계, 언론계 인사 등을 두루 만나고 본국으로 돌아간 지 9일 만에 한국을 재방문했다.

한·미 대표단은 지난 9월 24∼25일 서울에서 제1차 회의를, 지난달 23∼24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제2차 회의를 개최하고 입장을 상호 교환했다.

두 차례의 회의 결과 양측은 내년부터 적용할 방위비 분담금 계산법을 두고 현저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칙상 연내에 협상을 마무리 지어야 하지만, 협상 타결에 난항이 예상된다.

우선 미국은 분담금 대폭 증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한반도 밖 '역외부담' 등을 비롯해 올해 분담금 1조389억원의 약 5배에 달하는 50억 달러를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주 방한한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미군 수뇌부 또한 한국을 '부유한 국가'로 지칭, 분담금을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고 공세에 가담했다.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가 열리는 18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국방연구원 입구 앞에서 민중당 당원, 민중공동행동 관계자 등이 방위비 협상에 반대하는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분담을 정하는 기존 SMA 틀을 깨지 않으면서도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분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50억 달러를 요구하는 미국 측 입장이 한·미 동맹 정신에 부합하지 않는 과도한 금액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지소미아 종료가 닷새가량 남은 만큼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국이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한·미 동맹 균열을 막기 위해 한국 측이 더 많은 방위비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다만 드하트 대표가 지난 비공식 방한을 통해 국내 여론을 확인하고 간 데 따라 요구액에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