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탄핵조사 공개청문회 임박…민주·공화, 마지막 전열 정비

2019-11-13 07:12
'우크라 스캔들' 중대 분수령될 듯

오는 13일(현지시간)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에 대한 의회 탄핵조사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미국 정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

특히 그간 비공개로 이뤄져왔던 증언이 미 국민이 직접 듣고 판단할 수 있는 공개 청문회로 전환된 만큼 이번 청문회는 '우크라이나 스캔들'의 향배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그동안 '창과 방패'로 맞서온 민주당과 공화당은 공개 청문회를 앞두고 12일 최종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AP통신과 CNN 방송,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민주당은 트럼프의 부당한 우크라이나 외교 정책 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법을 위반해 중대한 잘못을 저질렀고 따라서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민주당은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여론을 주도할 메시지를 가다듬는 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강요', '뇌물수수' 등 범죄 관련성이 명확하고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법적 용어를 사용해 범죄성을 부각시킨다는 의도다.

민주당은 혐의를 추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조사를 주도하는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백악관의 비협조는 "조사 방해의 증거"라며 사법방해 혐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 권한남용도 고려 대상이라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전했다.

이에 맞서 공화당은 민주당의 핵심 주장에 대한 '4가지 방어 논리'를 마련했다. 든든한 방패가 절실한 만큼, 촘촘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방어 전략을 만들겠다는 심산이다. 

공화당은 탄핵조사 3개 위원회 소속 의원에게 제공한 메모에서 △7월25일 통화에서 조건부 요구나 압박의 증거는 없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통화에서 압박은 없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7월25일 통화하는 동안 미국의 지원 중단에 대해 알지 못했다 △9월11일 우크라이나 지원 보류는 해제됐다 등의 4개 사항을 요점으로 제시했다.

또 공화당은 "통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진 생각도 고려돼야 한다"면서 "트럼프는 유럽 동맹국들이 지역 방위에 공정한 몫을 기여해야 한다고 믿었고 대외 원조에 회의적이었다"고 말했다.

통화 전부터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 만연한 부패에 대해 회의론을 갖고 있었다고도 강조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광기를 멈추라고 하라"고 독려하는 등 '여론전'을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공개청문회 개시가 임박하자 연일 '폭풍 트윗'을 올리며 방어에 나서고 있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지난해 4월 1차 통화를 이번 주가 가기 전에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면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더 중요한 통화라는 점을 내세워 판을 흔들겠다는 심산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은 1차 통화 녹취록 공개 카드와 함께 "조 바이든 부자를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면서 수세국면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 대한 탄핵조사 절차를 공식화하는 결의안 투표가 31일(현지시간) 하원에서 실시됐고 그 결과가 전자게시판에 표시돼 있다. 하원은 이 결의안을 찬성 232표, 반대 196표, 기권 4표로 통과시켰다.2019-11-01 [사진=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