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투표조작' CJ 간부 등 10여명 입건... 고위직 개입 여부도 수사

2019-11-12 14:40

음악 전문 채널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이하 '프듀X') 투표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CJ ENM 본사 고위 관계자를 입건해 혐의 유무를 확인 중이다.

경찰은 지난 7월 논란이 불거진 '프듀X' 뿐 아니라 엠넷의 아이돌 오디션 시즌 전반에 걸쳐 투표 조작이 있었는지, 제작진 외에 윗선의 개입이 있었는지 등도 수사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12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구속된 '프듀X' 제작진, 기획사 관계자를 포함해 현재까지 10여명이 입건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엠넷 채널을 보유한 CJ ENM 본사의 고위직 관계자가 입건됐는지에 대해 "입건은 돼 있다"면서도 "혐의가 있는지는 더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입건된 피의자들 중에는 앞서 구속영장이 신청된 안준영 PD와 김용범 CP 등 제작진과 김모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등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 PD와 김 CP는 연예기획사들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확인돼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접대는 지난해부터 한번에 수백만원씩 40차례 넘게 이뤄졌고, 총액은 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프듀X’ 투표조작 의혹으로 안 PD와 김 CP가 법원의 구속영장심사를 받던 당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사무실을 압수수색 한 바 있다.

안 PD는 경찰 조사에서 올해 방송된 '프듀X'와 지난해 방송된 '프로듀스48' 등 두 시즌에 걸쳐 순위 조작이 있었음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안 PD와 김 CP의 구속 기간이 조만간 만료됨에 따라 이들을 오는 14일쯤 검찰에 송치하고 윗선 수사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했던 팬들은 '프로듀스 48'의 제작진에 대한 고소·고발 방침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조작 논란은 지난 7월 '프듀X' 마지막 생방송 경연에서 시청자들의 유료 문자 투표 결과 유력 데뷔 주자로 예상된 연습생들이 탈락하고 의외의 인물들이 데뷔 조에 포함되면서 불거졌다.

1위부터 20위까지 득표수가 모두 특정 숫자의 배수로 설명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의혹은 확산했다.

논란이 커지자 엠넷 측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시청자들 역시 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엠넷 소속 제작진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