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불황 내년에도 계속된다".. 알리안츠, 매출 3% 감소 전망"

2019-11-10 16:20
韓, 일본 갈등 여파로 취약성 커져
미중 무역전쟁, 반도체 시장에 '악영향'

‘반도체 바닥론’이 급부상하면서 내년 상반기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경기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된다면 본격적인 회복세를 전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 업체들은 일본과 갈등 여파로 비교적 취약한 환경에 놓여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0일 독일 보험사 알리안츠그룹은 ‘2020년 반도체 부진과 전자 산업의 충격’ 보고서를 통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연간 매출이 내년에도 3%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반도체 산업은 올해 매출이 15% 줄면서 2000년대 ‘닷컴버블’ 붕괴 이후 최악의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며 “이 감소세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망의 이유로는 △스마트폰·컴퓨터 등의 수요부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미·중 반도체 업체들의 위기 △한·일 갈등 여파로 한국 기업들의 취약성 고조 등이 꼽혔다.

보고서는 “스마트폰과 컴퓨터의 수요 부진과 비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반도체 매출을 억누를 것”이라며 “5세대(5G) 이동통신이 스마트폰 교체 주기를 가속화하기에 충분하지 못할 것”이라고도 진단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한국 기업들은 일본과의 충돌로 더 취약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본 산업은 한국산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한국 반도체 회사는 일본산 부품소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그런데 한국은 일본의 부품소재를 대체하기 어렵지만 일본은 한국 외에서도 반도체를 구매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무역전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 반도체 및 전자기기 업체들의 위험요인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초 미국은 중국의 감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체들을 거래제한 목록(entity list)에 올렸다"며 "중국과 미국 기업들은 새로운 무역 제한에 직면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미국 상무부는 중국의 감시카메라 업체 하이크비전 등 28개 중국 기관 및 기업을 거래제한 목록에 추가했다. 

이는 최근 반도체 시장조사업체들이 잇따라 내놓고 있는 내년 상반기 반도체 시장 반등 가능성과 상반되는 의견이다. 

앞서 가트너그룹 등 반도체 등 첨단분야 전문조사업체들은 클라우드 컴퓨팅 증가와 5G 등의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이유로 올해 또는 내년 중으로 반도체 바닥이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