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건설사, 임대 아파트 시장 진입 '눈길'
2019-11-07 17:26
브랜드 건설사 특유의 설계 및 서비스 적용으로 임대 아파트 위상 달라지는 추세
올해 10대 건설사 물량 1360가구 선보여
올해 10대 건설사 물량 1360가구 선보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거 임대 아파트는 민간 분양 아파트에 비해 품질과 설계 면에서 다소 열위에 있어 서민층의 주택으로 간주되는 경향이 짙었다.
이에 따라 대형 건설사들은 대부분 임대 아파트 건설에 나서지 않았다. 임대 아파트 건설은 품질 고급화와 직결된 건설사 브랜드 관리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대형 건설사의 임대 아파트 건설 사례가 속속 나타나고 있다. 국내외 사업 여건 악화 등으로 분양 주택 건설에만 안주할 수 없는 데다 임대 아파트로도 품질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대형 건설사들이 특화 설계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용하는 등 일반 아파트에 못지않은 상품을 선보이면서, 임대 아파트 시장의 위상도 점차 달라지고 있는 추세다.
7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임대 아파트 분양 물량은 4만9898가구로 이 중 올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들 물량은 1360가구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5년 대림산업이 공급한 국내 최초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인 'e편한세상 도화'를 시작으로 최근에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아파트로 이름을 달리한 기업형 임대주택의 공급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의 임대 시장 진입 시기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전체 임대 아파트 분양 물량 대비 브랜드 단지 비중은 높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들 단지는 준수한 청약 경쟁률로 수요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GS건설이 공급한 '고덕신도시 자연&자이'의 경우 총 249가구 모집에 7164명이 몰리며 무려 28.77대 1 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또 지난 3월 대전 도안신도시에 HDC현대산업개발이 공급한 '대전 아이파크 시티 단기 민간임대' 청약은 1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이후 잔여 계약분 모집에 약 5000명의 수요자가 몰리기도 했다.
이처럼 대형 건설사들이 임대 아파트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건설 업계 트렌드 변화와 맞물려 있다. 1~2인가구가 급격히 늘고 있는 데다, 건설 저성장 시대로 말미암은 건설사의 새로운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가 끊임없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올 가을철에도 브랜드 건설사들의 주요 임대 아파트가 속속 선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단지는 다양한 특화 설계와 브랜드 강점을 토대로 입주자들을 맞이할 채비를 마쳤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일 민간임대 아파트인 '일산2차 아이파크'의 홍보관을 개관하고 입주자를 모집 중이다. 이 단지는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중산동 일원에 지하 3층~지상 19층, 4개동, 전용면적 74~84㎡, 총 2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또 GS건설은 분양전환을 2년 앞둔 공공건설 임대 아파트인 '반월 자이에뜨'의 시행과 시공을 맡았다. 단지는 지하 1층~지상 19층으로 구성되며, 전용 59~84㎡, 총 468가구 규모로 이뤄진다.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등 인근에 산업 단지가 많아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동탄, 영통, 병점의 생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GS건설 측 설명이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최근 재개발·재건축 시장이 위축되고, 안정적인 주거를 원하는 수요층이 증가하는 임대 아파트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형 건설사들은 기존 임대주택의 틀에서 벗어나 고유 특화 설계와 서비스를 적극 적용 도입하는 만큼 앞으로 이들 단지에 꾸준한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 건설사들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주택 시장 환경 속에서 또 하나의 수익 모델 창출을 위해 임대 아파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며 "다만 여전히 임대 아파트 시장이 건설사에 높은 수익을 가져다주기엔 기존 일반 분양에 비해 미미한 것이 사실이다. 실수요층이 두터운 시장인 만큼 폭발적이기보다는 향후 점진적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