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환경 그대로 재현’ 지구서 체험시대 열다… 미래융합관 탄생

2019-11-05 10:30
건설기술연구원, 진공의 우주환경 재현 연구장 '지반열진공챔버' 공개

실대형 지반열진공챔버실험실에서 달 착륙 로봇 운행을 테스트해 보고 있는 모습.[사진=송창범 기자]


달 환경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진공 상태인 우주환경 재현이 가능해졌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은 5일 고양시 건설연 본원에서 극한환경 건설기술의 중심이 될 미래융합관을 개관했다.

이날 개관식 행사에서는 ‘경계를 넘어선 극한 건설(Extreme Construction Beyond the Boundary)’이라는 주제의 개관 기념 국제포럼과 함께 우주와 극지에서 활용될 다양한 건설기술을 선보였다.

 

미래융합관.[사진= 건설연]


특히 이날 달 표면의 환경을 재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지반열진공챔버(Dusty Thermal Vacuum Chamber; DTVC)’가 세계 최초로 공개됐다. 건설연에서 선보인 실대형 지반열진공챔버는 월면토가 내장된 상태에서 영하 190도 ~ 영상 150도의 진공상태를 세계 최초로 구현했다.

이에 따라 우주 환경의 완벽한 모사(摹寫)라는 특성을 이용, 지구상에서 우주 탐사를 위해 개발되는 다양한 기술과 장비의 검증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연 관계자는 "실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나 각국의 우주기구에서 관심을 갖고 공동연구를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미래융합관은 실대형 지반열진공챔버를 비롯해 모의극한지형실험실, 건설재료 3차원(3D) 프린팅 실험실, 인공지능 및 영상처리 실험실 등 우주건설 핵심기술 개발에 필요한 연구인프라로 구성됐다. 

건설연은 이를 통해 향후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공유함으로써 극한건설 분야 선도기관으로 자리 매김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한승헌 건설연 원장은 “우주기술 개발을 통해 선진국들은 과학기술 혁신을 선도해왔다”며 “우주라는 초극한 환경에서도 건설 가능한 기술개발과 인공지능, 건설자동화 등 다양한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건설 패러다임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미래융합관 개관을 기념한 국제포럼도 열렸다. 포럼에서는 유럽우주국(ESA),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트림블(Trimble Inc.) 등 국내외 과학자들이 달 탐사 사업 현황과 극한 환경에서의 건설자동화 연구를 소개했다.

유럽우주국의 국제달탐사연구단(International Lunar Exploration Working Group; ILEWG) 소장 버나드 포잉 박사는 달 표면 우주기지 건설 프로젝트인 ‘문 빌리지(Moon Village)’ 계획을 소개했다. 건설연과 유럽우주국(ESA)은 2016년 건설연-국제달탐사연구단(ILEWG) 간 상호교류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하는 등 우주 건설기술 선도를 위한 공동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반열진공챔버.[사진= 건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