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자의 '稅상'이야기] 우리가 낸 세금은 어디에 있을까?

2019-11-03 15:25

조득균 기자

국세청은 국가가 나라 살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재원인 세금을 세법에 따라 국민으로부터 걷는 국가 기관이다. 납세자가 세금을 성실하게 신고하고 납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당한 세금으로 피해를 보는 사람이 없도록 보호한다.

세금을 신고하고도 납부하지 않는 납세자를 '체납자'라고 하는데, 고의적으로 세금을 내지 않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재산을 압류하거나 공매(매각)하는 방법으로 세금을 걷기도 한다. 이 밖에 납세자가 세금 고지 내용에 대해 이의 신청이 있을 경우 이를 처리하거나, 근로·자녀장려 세제와 든든한 장학금 제도를 통해 국민의 안정된 생활을 돕는 일을 수행하고 있다.

국세청은 전국에 7개의 지방국세청(서울·중부·인천·대전·광주·대구·부산)과 그 아래 125개의 세무서를 두고 세금에 대한 전반적인 일을 관리한다. 전국을 지역별로 나눠서 지방국세청과 세무서를 두고 있는 이유는 안정적인 세무 행정과 더 나은 납세서비스를 위해서다. 국세청은 7개의 지방국세청을, 지방국세청은 해당 지역의 세무서를 관장한다. 국세청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그 하위 기관인 세무서를 통해 이뤄진다.

그럼 국세청이 걷은 세금은 국세청이 보관하는 것일까. 국세청이 세금을 걷으니 세금이 국세청에 입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로 모든 세금은 한국은행에 입금된다. 국민들의 모든 세금은 한국은행, 즉 국고로 모이는 것이다.

시중에 있는 은행에 가면 국고 수납 대리점이라는 표시를 볼 수 있다. 국민이 편리하게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전국에 있는 은행들이 한국은행을 대신해 국민에게 세금을 받아 다시 그 돈을 한국은행에 송금하는 절차로 이뤄진다.

조금 더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정부가 국민에게서 걷은 세금을 맡아두거나 정부에도 돈을 빌려준다. 정부나 은행들이 외국 빚을 갚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화를 보유하고 관리하는 것도 한국은행이 하는 중요한 업무다. 한국은행을 '정부의 은행' 또는 '은행의 은행'이라고도 하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