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왜 힘들게 밤새 줄서냐고요? 애플이잖아요"
2019-10-25 10:57
이른 아침 가로수길을 지나가던 사람들의 시선이 한 곳으로 쏠렸다. 25일 출시되는 애플의 신작 스마트폰 '아이폰11'을 가장 먼저 만나기 위해 새벽부터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애플은 이날 오전 8시 가로수길 애플 매장과 전국 공인 리셀러, 통신사 매장에서 아이폰11, '아이폰11 프로', '아이폰11 프로 맥스', 그리고 애플워치 시리즈 5 판매를 시작했다.
애플코리아는 개점 시간보다 약 2시간 이른 오전 8시부터 문을 열고 고객들을 맞았다. 이날 오전 7시 45분 기준 58명이 애플스토어 앞에 대기했다.
최초 대기자 10명은 일렬로 서서 동시에 신제품을 개봉해 시선을 끌었다. 올해 첫 번째 구매자는 고등학생인 송영준(18) 군이다. 송 군은 전날 오후 5시부터 애플 매장에서 출시를 기다렸다. 꼬박 15시간을 꼬박 기다린 셈이다. 그는 "가장 아이폰11 프로 256기가바이트(GB)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밤새 줄섰다"며 "5년 전부터 애플 제품만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대기자 중에는 아이폰 충성 고객들이 많았다. '한 번 아이폰을 쓰는 사람은 계속 쓴다'는 속설은 통계로 증명됐다. SK텔레콤에 따르면 T월드다이렉트에서 아이폰11 시리즈를 예약한 가입자의 92.6%는 전작 아이폰 기기를 이용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구매자도 있다. 미우라 씨는 "일본에서 아이폰11은 구매한 상태였는데 한국을 여행하던 도중 애플워치 판매 소식을 듣고 애플워치 에르메스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서 구매했다"고 설명했다.
대기자 중에서는 결제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있었다. 제품을 받은 후 신용카드 결제를 했는데 나중에서야 표면에 흠집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애플 측이 다른 제품을 바꿔주겠다며 결제를 취소했는데 카드 결제 취소까지는 영업일 기준으로 2~3일 정도 소요된다.
이 대기자는 "결제 승인을 취소해도 카드사 승인이 바로 나지 않고 있다"며 "신용카드 한도가 부족해 추가 결제가 어려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애플 관계자는 "결제를 위한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며 "고객 분께서 빈 손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출시된 후 제품을 만져 본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64GB, 128GB, 256GB 등 3가지 용량으로 출시되는 아이폰11은 퍼플, 그린, 옐로우, 레드, 블랙, 화이트 등 6가지 색상으로 구성돼 있다. '아이폰11 프로'와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64GB, 256GB, 512GB 등 3가지 용량으로 미드나잇 그린, 골드, 실버, 스페이스그레이 등 4가지 색상으로 만날 수 있다.
자급제 모델 기준 아이폰11은 99만~120만원, 아이폰11 프로는 139만~187만원, 아이폰11 프로 맥스는 155만~203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