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왕치산 '시진핑 국빈방문' 논의...밀착하는 중·일
2019-10-23 15:55
일왕즉위식 특사 파견된 '시진핑 최측근'
아베 "일·중 새시대 열겠다" 부쩍 강조
방위 분야에서도 교류 확대하는 중일 양국
아베 "일·중 새시대 열겠다" 부쩍 강조
방위 분야에서도 교류 확대하는 중일 양국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국가부주석과 회담했다. 왕 부주석은 22일 열린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하기 위해 일본을 찾았다.
아베 총리와 왕 부주석이 이날 모토아카사카(元赤坂) 영빈관에서 회담을 갖고 내년 봄으로 예정된 시 주석의 일본 국빈방문을 염두에 두고 중·일 협력 관계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왕 부주석은 앞서 22일엔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과 회담하고 경제 분야 협력 등을 놓고 의견을 교환했다. 23일 오후엔 집권 자민당의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과도 만난다.
일본 현지 언론들은 중국이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중국 측 특사로 왕 부주석을 파견한 것에 대해 양국 관계를 중요시하는 시 주석의 의중이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앞서 1990년 나루히토 일왕의 부친인 아키히토(明仁) 상왕의 즉위식 때는 공산당 정치국원 우쉐첸(吳學謙) 당시 부총리를 보냈다. 왕치산 부주석은 현재 정치국원보다 격이 높은 사실상 공산당 ‘서열 8위’ 지도자 예우를 받는 인물인 데다가 시 주석의 최측근 인물이다.
사실 2012년 일본이 영유권 분쟁지인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국유화하면서 극도로 냉각됐던 중·일 관계는 지난해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0주년’을 계기로 호전되고 있다. 특히 한·일, 미·중 관계가 악화하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의 밀월관계는 깊어지는 모습이다.
올 들어 아베 총리는 부쩍 "일·중 새시대를 열겠다"는 말을 자주 입에 올려왔다. 일본 레이와 시대 개막과 중국 건국 70주년인 올해 중·일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키겠다는 뜻이다. 최근 약 한달 새에만 중국 건국 70주년 축하 영상메시지(9월 26일), 임시국회 개회 소신표명연설(10월 4일) , 참의원 전체회의(10월 9일)를 통해 '일·중 새시대'를 강조했다.
실제로 중·일 관계가 부쩍 밀착하는 모습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그동안 뜸했던 방위 분야에서도 교류를 확대해가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지난 10일 중국 구축함 타이위안호는 일본 국제관함식 참가를 위해 일본에 입항했다. 중국 군함으로선 2009년 이후 약 10년 만에 일본에 처음 입항한 것이다. 14일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관함식은 제19호 태풍 하기비스 피해로 취소됐지만, 당시 타이위안호는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 사미다레호와 무선통신·조율 관련 합동군사훈련도 진행했다. 양국이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진행한 것은 약 8년 만이었다.
일각선 최근 미·중 갈등, 한·일 관계 악화 속에 중·일 양국이 자국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밀착하고 있지만 역사문제나 센카쿠 열도 영유권 분쟁으로 양국 관계가 언제든 틀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은 '2019년 방위백서'에서 군사적 영역을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을 북한과 함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