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고 신입생 80% 서울‧경기 출신”…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 수도권 쏠림 ‘심각’

2019-10-23 07:11

민족사관고등학교 전경[사진=민족사관고등학교 누리집 갈무리]

자사고 입학에서 수도권 중학교 출신의 쏠림 현상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국회의원실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이 고교 유형별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 소재지 및 사회적배려대상자 선발전형의 운영 실태를 공동 분석한 결과, 2019학년도 전국 단위 자사고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 중 55%인 549개교가 서울‧경기 소재 중학교이며,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 가운데 49%인 1125명이 서울‧경기 소재 중학교 출신이었다.

자사고 가운데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구 자립형사립고였던 광양제철고, 민사고, 상산고, 포항제철고, 하나고, 현대청운고와 이후 지정된 김천고, 북일고, 용인외대부고, 인천하늘고로 전국에 총 10개교다.

해당 자사고들이 2019학년도에 선발한 신입생의 출신 중학교 1007개교의 소재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서울‧경기 중학교 수가 55%인 549개교에 달했으며, 전체 신입생 수 2332명의 49%인 1125명이 서울‧경기 지역 소재 중학교 출신이었다.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 지역 분포[사진=김해영 의원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2019학년도 전국 단위 자사고 입학생 가운데 ‘출신 중학교’와 ‘입학한 자사고’ 간의 시‧도 단위 소재지가 다른 학생 중 61%인 706명은 서울‧경기 지역에 소재한 중학교 출신이었다. 자사고 입학을 위해 지역을 이동한 학생 10명 중 6명 이상이 서울‧경기 중학교 출신 학생인 셈이다.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의 지역 이동 분포[사진=김해영의원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특히 민사고의 경우 입학생 가운데 무려 79%인 124명이 서울‧경기 중학교 출신으로 민사고가 소재한 강원 지역 중학교 출신이 4명인데 비해 수도권 중학교 출신 학생을 무려 31배나 더 많이 선발했다. 상산고도 입학생 가운데 60%인 221명이 서울‧경기 중학교 출신이지만 상산고가 소재한 전북 지역 중학교 출신은 18%인 65명에 불과해 수도권 학생을 3.4배나 더 많이 선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은 “전국단위 자사고가 소재 지역에서보다 서울·경기권 학생들을 훨씬 더 많이 선발했던 사실은 자사고가 지역 주민들에게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 상징적 학교로 인식돼온 것을 무색하게 하는 결과”라고 지적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소재지별 입학생 비율[사진=김해영의원실, 사교육걱정]

한편 전국에서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은 경기 용인 151명, 전남 광양 146명, 인천 중구 114명 순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많은 자사고생이 배출된 이유는 전국 단위 자사고임에도 모집전형에서 자사고가 소재한 지역 단위에서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형을 둔 외대부고(용인), 광양제철고(광양), 인천하늘고(인천)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들을 제외하고 전국단위 자사고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은 경기 성남 85명, 경남 창원 76명, 서울 양천 72명, 서울 강남 65명, 경기 수원/고양 60명, 서울 송파 57명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서울과 경기 내에서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을 가장 많이 배출한 단위 지역을 분석한 결과 사교육 밀집 지역 출신이 많았다. 경기는 ‘용인‧성남‧고양‧부천‧안양’ 순으로 상위 5개 지역 중학교 출신이 경기도 중학교에서 자사고를 입학한 학생의 64%인 369명에 달했으며, 서울은 ‘양천‧강남‧송파‧노원‧광진’ 순으로 상위 5개 지역 출신이 서울시 중학교에서 자사고를 입학한 학생의 절반 가량인 262명를 차지했다.
 

서울·경기 단위 지역별 전국단위 자사고 입학생 비율[사진=김해영의원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통계에 따르면 자사고‧외고 입학생의 출신 중학교 지역이 이른바 ‘사교육 과열지구’에 쏠려있음을 볼 수 있다. 사교육걱정은 “해당 학교의 입학 단계에서 사회‧경제‧지역적 배경을 기반으로 일정 수준 이상의 사교육비를 지출할 수 있는 계층에게 접근이 용이함을 방증한다”며 “고교 입학 단계에서 작용하는 불공정한 출발선 격차를 부분적으로 완화하기 위해 자사고가 의무 선발해야 하는 사회통합전형 최소 비율이 존재하나 선발 결과를 살펴볼 때 그 법령의 취지가 유명무실한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 9월 18일 당‧정‧청 회의에서 2025년부터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을 통한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일괄 일반고 전환 계획안을 보고한 바 있다. 사교육걱정은 “고교 입학 단계에서의 계층 간 분리교육, 특권 대물림교육 통로 차단에 대한 정책 시행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상산고 전경[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