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재부 차관 "WTO 개도국 지위 유지 고민할 시점"

2019-10-22 15:50
농업인단체 정부 방침에 반발…간담회 고성 오가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2일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 문제와 관련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이날 서울 대한상의에서 열린 민관합동 농업계 간담회에서 "농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을 충분히 듣고 최대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한국, 중국 등을 거론하면서 WTO 개도국 특혜를 내려놓으라고 압박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결정 시한은 23일이다. 이에 우리 정부가 오는 25일이나 내주 대외경제장관회의를 통해서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차관은 "올해 초부터 WTO에서 개혁 과제의 하나로 개도국 특혜 이슈를 논의 중으로 우리는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을 계기로 농업 분야에서만 예외적으로 개도국 특혜를 인정받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당시보다 우리 경제 위상이 크게 높아졌고 WTO 내에서도 이 이슈가 본격 논의됨에 따라 특혜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업인단체는 간담회장에서 'WTO 개도국 포기 방침 철회'라고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종이 피켓을 든 채 정부 방침에 항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당초 정부 당국자와 농업인단체 대표 간 비공개로 열릴 예정이었으나, 농업인단체 측이 공개적인 진행을 요구하면서 간담회 진행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정부 측 요구로 간담회는 결국 비공개로 열렸지만, 이 과정에서 고성이 오갔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