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강희석 이마트 대표, 발빠른 교체만큼 부진한 실적도 빨리 회복할까
2019-10-21 16:40
신세계그룹은 21일 오전 이마트 부문 2020년 정기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그룹은 매년 12월 초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올해는 예외적으로 이마트 부문을 먼저 시행했다.
정기 인사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이마트 부문 인사를 먼저 단행한 것은 이마트 부문 실적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조직 전문성과 핵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별 조직개편을 단행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마트 대표이사에 사상 첫 외부인사를 영입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업계는 최근 이마트 실적 부진이 '외부 영입'이라는 파격 인사로 이어졌다고 분석한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부진에 빠진 이마트 부문 인사를 예년 보다 두 달 이른 시점에 단행하며 대대적 수술에 나섰다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으로 '성과·능력주의'를 꼽은 것은 이번 인사 단행 이유에 설득력을 더한다.
이마트는 최근 사업 전반에 걸쳐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연결 영업손실 2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 비해 832억원이나 감소한 금액이다. 이 기간 이마트 매출액은 4조581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4.8% 늘었으나 당기순손실은 266억원으로 지난 2분기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이갑수 이마트 전 대표는 지난 18일 오후 늦게 주요 임원들을 소집한 후 퇴진을 발표했고, 사흘 후인 21일 그룹은 이마트 부문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이마트 새 수장인 강희석 신임 대표가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유통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적임자로 평가하고 있다.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와튼스쿨에서 MBA를 취득한 강 대표는 1993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래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식량정책과, 농수산물 유통기획과 등을 거쳤다. 이후 4급 서기관이던 2005년 컨설팅업체 베인앤드컴퍼니로 자리를 옮겨 최근까지 소비재유통 부문 파트너로 활동해왔다.
베인앤컴퍼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장녀 윤정씨,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장녀 민정씨 등 대기업 총수 자녀들이 몸담았던 글로벌 컨설팅회사다. 그는 이곳에서 오랜 기간 이마트를 컨설팅해 왔다. 그렇다 보니 내부 사정에 밝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각종 유통 관련 콘퍼런스에서 연사로 참여한 그는 정통 유통업체인 월마트·까르푸, 온라인업체 이베이·알리바바 등을 비교 분석하며 "패션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은 '사업모델 구축 차별화'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해 왔다.
시장 분석과 전략 도출이 탁월하고 실행력 또한 빠르다는 점도 그가 가진 강점이다. 업계는 강 대표가 최신 트렌드에 밝은 유통 전문가인 만큼 온라인 사업 부문을 강화할 새 전략을 수립, 그간 실적 부진을 타개하고 이마트가 온라인 사업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한편 그룹은 신세계조선호텔 대표에 전략실 관리총괄 한채양 부사장을 내정하고, 신세계아이앤씨 손정현 상무는 부사장보로 승진시켰다. 그룹은 오는 12월 초 백화점 부문과 전략실 정기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