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 준비된 中.."美 추가관세 없으면 농산물 추가구매"

2019-10-10 08:10
중국, 美 인권탄압 추가제재에도 스몰딜 의사 여전

미국과 중국의 10~1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신경전이 고조됐지만 중국은 여전히 스몰딜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완전히 끝내기 위한 '빅딜(포괄적 합의)'를 낙관하지 않지만, 미국이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조건으로 미국 농산물 구입을 늘리는 '스몰딜(부분적 합의)'를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진전을 이루지 못하면 세계 양강의 관세전쟁이 재개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이달 15일부터 중국산 수입품 2500억 달러어치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3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중국도 관세를 면제했던 미국산 대두 등에 다시 관세를 부과하는 보복 조치를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중국이 스몰딜이라도 타결하면 관세전쟁의 확전을 피할 수 있는 셈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이 미국의 추가관세 계획을 철회하는 조건으로 미국산 대두 수입량을 현행 연간 2000만톤에서 3000만톤까지 늘리는 안을 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FT에 "류허 총리는 진짜 제안을 들고 간다. 빈손이 아니다. 중국은 갈등을 낮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겠다는 중국의 전향적인 입장에 금융시장은 안도했다. 간밤 뉴욕증시와 유럽증시가 일제히 올랐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은 떨어졌다.

하루 전만 해도 미국이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기업과 단체 28곳을 제재 명단에 올리고, 관련 인사에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강경책을 내놓으면서 고위급 무역협상이 '노딜(협상 결렬)'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컸다. 

미중무역전국위원회(USCBC) 크레이그 앨런 위원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통해 "양국이 한번에 모든 쟁점을 해소할 것이라는 기대는 비현실적"이라면서도 "양국이 적대적 대립을 멈추는 것을 기대해볼 수는 있다. 미국이 대중국 추가관세 부과를 보류하고 향후 합의를 위해 진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은 과거에도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산 농산물 구매와 같이 단기적인 선의의 제스처를 취했다가 퇴짜를 맞은 적이 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궁지에 몰린 데다 미국의 경기둔화가 가시화하면서 무역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압박이 커졌지만 미국이 중국의 노림수를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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