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증시전망] 美中이 흔들 증시... 금리인하·반도체 반등에 기대
2019-10-10 00:01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 설문
올 하반기에도 미국과 중국은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시 향방과 투자 전략을 가늠하기 위해선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주목하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달 무역협상 결과가 증시 향방 결정"
9일 10명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하반기 증시를 분석했다. 우선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국내 증시의 흐름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고위급 회담 결과와 추가 관세 부과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단 미·중 간 스몰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전월(49.1)보다 크게 위축된 47.8로 발표되는 등 무역 분쟁에 대한 지역과 산업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공화당 내부에서도 무역 협상에 압박을 주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몰딜이 성사된다면 전 세계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스몰딜조차 도출되지 못할 경우 증시 조정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피터 나바로 미국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은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협상은 그레이트딜이거나 노딜 둘 중 하나"라고 밝힌 바 있다.
주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브렉시트도 주목할 부분이다. 그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대해 보수적인 의견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주요 경기지표 둔화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뉴욕 증시전문가들은 연준이 추가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브렉시트도 세계 증시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영국은 오는 31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기로 돼 있지만, 최근 EU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브렉시트 안을 거부하면서 탈퇴시한은 또 한 번 연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의 경기 부양 및 재정지출의 확대 가능성과 국내 기업의 실적개선 여부도 살펴봐야 할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추가 금리인하·반도체 업황 바닥론 부각
물론 하반기 코스피 상승을 도울 대내외 호재들도 있다. 다음 달 유럽중앙은행(ECB) 양적완화(QE) 재개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추가 인하 및 연준 자산 확대 여부가 남은 상태다.
연이은 미국 경제지표 부진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브렉시트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이슈, 기업 실적에도 주목해야겠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정책 강화와 무역분쟁 완화, 브렉시트 연장안에 대한 기대감이 증시에 선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 여부, 일본의 소비세 인상과 영향, 반도체 업황 바닥론도 부각되는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 D램 가격 하락세가 지난 8월 멈춘 데다 글로벌 IT기업들의 재고 소진으로 인한 추가 주문이 상당부분 이뤄지고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종 및 실적 바닥론이 점쳐지고 있지만, 아직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며 "낙폭과대 종목 중 실적 개선 업종군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정책공조에 따른 유동성 기대감이 증시를 뒷받침할 수 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기대감이 증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며 "단, 증시를 둘러싼 환경은 비우호적이므로 중단기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략 측면에서 고민할 부분은 코스피의 2차 반등 여부다. 조용준 센터장은 "결론적으로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본다"며 "통화완화정책은 한계점에 임박했지만, 성장률 둔화 방어를 위해 유럽과 중국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예컨대 독일은 6년 연속 재정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지만, 제조업 경기는 유럽 주요국 대비 최악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의 6% 하회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중앙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