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숨은 기업'이 관건

2019-09-30 08:10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본입찰 전 공개될 '숨은 기업'이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각 후보들은 10월 말 이후 진행될 본입찰 전까지는 전략적(SI)·재무적(FI) 투자자인 숨은 기업을 공개해야 한다.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가 매각 중간 과정에 투입될 수 있어 막판 물밑 작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2강 2약(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 스톤브릿지캐피탈) 체제로 윤곽이 잡힌 가운데 거물급 대기업의 막판 참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 KCGI-뱅커스트릿 컨소시엄과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경우 전략적 투자자(SI)가 공개되지 않았다. 채권단이 재무적투자자(FI) 단독 인수를 불허한 상황이어서 SI가 누구냐에 따라 인수전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 애경그룹의 경우도 현재 재무적투자자(FI)와 접촉 중이어서 유일한 약점으로 꼽힌 자금 문제를 해결할 경우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특히 인수전에 관심이 없다고 밝혔던 거물급 대기업의 이름도 속속 거론되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경우 전략적 투자자(SI)로 SK그룹과 접촉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면서 향후 인수전을 흔들 카드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2008년 IMM인베스트먼트에서 독립한 사모펀드다. 사모펀드 단독 입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전략적 투자자(SI)를 공개해야 한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애경그룹, SK그룹과의 인연이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의 김지훈 대표는 20년 가까이 SK그룹과 친분을 유지하고 있어 인수전 막판 등장 가능성이 있다.

또한 스톤브릿지캐피탈은 2017년 애경유지공업이 보유한 애경산업 지분 10%에 투자했다. 만약 애경그룹과 손잡을 경우에도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현재 재무적으로 가장 우위에 있는 후보는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다. 애경그룹은 현재 재무적 약점을 해결할 수 있는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 등을 FI로 끌어들이기 위해 접촉 중이다.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강성부펀드(KCGI)컨소시엄도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뱅커스트릿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KCGI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KCGI는 대한항공 모기업인 한진칼의 2대주주(지분 15.98%)다. 향후 KCGI가 SI를 구성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국내 항공업 재편의 주도권을 갖게 된다.

KCGI 컨소시엄은 뱅커스트릿이 가진 네크워크를 통해 글로벌 물류, 항공기 리스 등 관련 산업의 파트너를 출자자(LP)로 모집했다. 뱅커스트릿이 해외 유니콘 벤처기업들과의 관계도 형성하고 있어 재무적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란 판단이다. 
 

[사진 = 아시아나항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