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에 "아무것도 않고 말로만…대담한 결단하라"

2019-09-29 09:55
北유엔대표부, 컬럼비아대 포럼서 "향후 북미대화 진척여부 美행동에 달려"
"美, 싱가포르 공동성명 이행해야"…"공화국 공식입장이자 김일성대 논문"


북한이 미국을 향해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와 관련, '현명한 판단' 및 '대담한 결단'을 요구했다.

리기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리기호 참사관은 28일(현지시간)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개최된 '2019 글로벌 평화포럼'(2019 Global Peace Forum on Korea·GPFK)에 참석, "미국은 심사숙고하여 진정성과 대담한 결단을 가지고 성근한(성실한) 자세로 조미공동성명의 이행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북미대화의 진척 여부는 "미국이 어떤 입장에 서서 행동하는가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리 참사관은 이날 '6·12 조미공동성명의 의의와 조미관계의 전망'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시작하며 이 같은 입장에 대해 "우리 공화국의 공식 입장이자 김일성종합대학의 논문"이라고 밝혔다.

리 참사관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중단,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미군 유해송환 등을 언급하면서 북한은 "조미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실천적 의지를 보여주었다. 반면 미국은 말로만 관계개선을 떠들면서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북한 인공기. [사진=연합뉴스]


이어 북미 싱가포르 공동성명 제1항과 2항에 언급된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내용을 언급했다.

리 참사관은 "어처구니없는 것은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신뢰조성과는 대립되는 제재 유지 발언을 공공연히 일삼는 미국이 우리와의 대화를 운운하고 있는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신뢰감이 없는 속에서, 미국이 여전히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한 비핵화 실현은 점점 더 요원해질 것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될 것"이라며 "미국이 (한미) 합동군사연습 강행을 통해 도발적으로 나오고 있는 것만큼 그에 대처하여 우리는 국가방위에 필수적인 위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개발, 시험, 배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의 관건적 시점에서 미국이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며, 가까스로 멈춰 세워놓은 조미 대결의 초침이 영원히 다시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조미관계는 새로운 역사적 궤도에 들어서야 하며, 조미공동성명이 성실히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면서 "6·12 조미공동성명을 귀중히 여기고 앞으로도 그 이행에 충실하려는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축하 메시지를 보내고 "(북미 간 싱가포르 회담) 중요한 시작"이라면서 "그러나 적대 청산과 관계 정상화, 한반도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여전히 할 일이 많이 남아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