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ㆍSK하이닉스ㆍLG화학 한일재계회의 ‘특별초청’

2019-09-26 16:53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화학이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제28차 한·일재계회의’에 ‘특별초청’됐다.

지난 7월 4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들이 경색된 양국의 국면 돌파를 위한 대표 얼굴로 나서면서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 현지 주요 인사를 예방할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가 11월 ‘제28차 한·일재계회의’를 열기로 최종 합의했다. 이에 따라 전경련과 경단련은 같은 달 14∼15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경단련 회관에서 한·일재계회의를 연다.

이번 회의에는 전경련과 경단련의 회장사·위원장사 등 각각 15명, 30명이 참석한다. 우리 측에서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류진 풍산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권태신 전경련 상근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정몽규 HDC 회장, 손경식 CJ 회장,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 우오현 SM 회장 등이 참석을 확정지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전경련을 탈퇴한 삼성, SK, LG 등이 명단에 올랐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일재계회의에는 전경련 회원사들이 참석한다.

이번 한·일 갈등 봉합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전경련이 이 회사들을 예외적으로 특별초청을 했기 때문이다. 양국의 갈등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반도체 등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는 것이 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3사는 아직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일본 정부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레지스트(감광제), 에칭가스(고순도 불화수소) 등 3종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이 품목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의 소재 공급처가 일본 정부에 규제품목 허가 심사를 요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소재의 수급 불안정으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상황이다.

특히 전경련은 이번 일정 중 하나로 아베 총리 예방 등을 추진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어려움 점을 직접적으로 토로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우리 기업들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등 경쟁국 기업에만 득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일본 정부에 대한 설득 논리로 내세울 전망이다.

이 같은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행보는 향후 한·일 갈등 해결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본 경제계도 양국의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을 형성하고 있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양국 경제계는 지난 24~25일 양일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를 통해 "양국 기업이 우호적인 경제협력을 유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참석자 전원이 1회 이상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 최대한 많은 소통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인과 현지 주요 인사들과 만남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과 경단련은 한·일 간 불화가 있을 때마다 전면에 나서 '중재자'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며 “그 과정에서 1983년 한·일재계회의를 처음으로 시작했고, 이번에도 예상치 못한 반가운 소식을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회의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경제환경과 도전’, ‘한·일 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촉진: 혁신 촉진, 성장분야 개발’. ‘한·일 간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협력: 경제파트너십 촉진, 제3국에서의 협력’ 등을 주제로 심도 있는 이야기를 나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