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프리카돼지열병 장기화 여파… 세계 육류가격 급등
2019-09-23 22:34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장기화하자 세계 육류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육류 공급량의 급감으로 중국 육류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기 사재기에 나서면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돼지열병 여파로 중국 육류업체들이 육류 수입을 크게 늘리면서 세계 육류 물량이 감소하고,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돼지고기 대체재로 꼽히는 가금류의 대(對)중 수출이 전년 대비 31% 급증한 브라질에서는 닭가슴살과 닭다리의 소매가격이 16% 뛰었다.
유럽의 돼지고기 가격은 평균 5% 올랐으며, 호주에서는 양고기 가격이 14% 증가하고. 뉴질랜드에서는 소고기 가격이 사상최고치에 달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다. 영국 농업원예개발원에 따르면 영국 돼지고기 가격 역시 2017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이는 중국의 영국산 돼지고기 수요 증가 여파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돼지고기 파이로 유명한 영국 베이커리 체인점 디킨슨앤모리스는 돼지고기가 부족 현상 때문에 돼지고기 파이 가격을 10~15% 인상했다. 디킨슨앤모리스 관계자는 “돼지고가 물량이 충분하지 않아 일주일에 약 4000개의 돼지고기 파이를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아직 눈에 띄는 가격 변화가 없지만, 곧 육류가격 급등 현상이 일어날 것이라고 WSJ는 진단했다. 미국 선물시장에서 돼지고기 12월물 가격이 9월 들어 4.5% 상승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에서는 역대 최악의 돼지고기 부족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연간 약 5530만톤의 돼지고기를 소비하고 있는데, 이 중 대다수는 국내에서 공급돼 왔다. 그러나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로 중국 내 돼지고기 생산량은 올해 약 1620만톤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돼지고기 가격이 50% 가까이 인상됐고, 중국 당국은 돼지고기를 배급제로 제공하고 닭고기 등 다른 육류 소비를 권장하는 등의 조치에 나섰다.
그럼에도 세계 육류 가격의 영향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미 지난 5~7월 중국의 돼지고기·닭고기·소고기·양고기 수입량은 50억 달러(약 5조9875억원)를 넘어서며 70% 가까이 급증해 전 세계 육류 가격 급등세를 초래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육류 부족은 결국 전세계 단백질(육류)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