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인도 법인세 인하 소식에 ‘반색'

2019-09-23 17:14

현대차 '베뉴'[사진=현대차 제공 ]

현대·기아차가 인도 정부의 법인세 인하 소식에 조용한 미소를 짓고 있다. 이를 계기로 ‘차세대 사업 요충지’로 낙점한 인도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가동 초기인 현지공장의 빠른 정상화에 큰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지난 20일 경기 부양을 위해 기업 법인세율을 기존 30%에서 22%로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법인이 실제로 부담하는 실질 유효세율은 25.2%까지 떨어진다. 제조업체들이 신규 공장 건설시, 법인세율은 15% 수준까지 낮아진다.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는 뜻밖의 호재를 만난 셈이다. 현재 인도 법인을 ‘포스트 차이나’로 육성 중인 가운데, 단순 구조적 매출상승 외에도 추가 투자 동력 확보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수익성 개선에 따른 미래 전략 수립 범위가 넓어진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법인세 인하 조치로) 마케팅 및 연구개발(R&D) 관련 지출 확대, 신차 가격 인하 등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자동차 시장(4~8월 기준)에서 18.4%의 점유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49.8%)와의 격차도 지속적으로 좁혀가는 상황이다. 현대차 인도 핵심 생산거점인 첸나이 1·2 공장은 연간 7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최근 3년 연속 인도 내 연간판매량 ‘50만대’ 고지를 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인도 시장 판매량은 55만대에 달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다.

기아차는 지난 7월 가동을 시작한 현지공장의 조기 안착이 기대된다. 현재 이 공장에서는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셀토스를 생산 중이다. 셀토스는 지난달 인도시장에서 6232대가 팔리며, SUV 중 4위를 기록했다. 누적 계약대수는 6일 기준으로 2만2073대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법인세 인하 조치가) 기아차 현지공장의 손익 개선을 가속화 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며 “이 공장의 생산 능력은 2019년 5만대에서 2020년 18만대(셀토스 10만대)로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최근 최악의 부진에 빠진 인도 차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점도 호재다.

인도 차 판매량은 지난달 21만4871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9.1% 줄었다. 이는 작년 11월 이후 10개월 연속 감소세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법인세 인하 조치에 앞서 발표한 자동차 등록세 감면 효과 등이 더해지면 인도 내 차 구매심리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