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과방위 국정감사 일정 확정... 과기정통부·방통위 핵심 현안 짚어보기
2019-09-23 16:04
과기정통부 2일, 방통위 4일 국감... 기업인 증인 채택 놓고 3당 간사 논의중
5G 200만 돌파 이후 대책, 공정경쟁 위한 통합방송법 등 논의
내년 총선 대비한 가짜뉴스 유통 근절 대책, 방통위-페이스북 1심 판결 후 대책 등도 거론될 듯
5G 200만 돌파 이후 대책, 공정경쟁 위한 통합방송법 등 논의
내년 총선 대비한 가짜뉴스 유통 근절 대책, 방통위-페이스북 1심 판결 후 대책 등도 거론될 듯
오는 10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이하 과방위) 국정감사 일정이 확정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200만명 돌파 이후 후속대책,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 시대를 대비할 통합방송법이 거론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과 블록체인,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흥 방안도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선 내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만큼 가짜뉴스 근절 대책을 주문하는 지적이 나올 전망이다. 페이스북과의 행정소송 2심 대비 전략과 향후 대책 마련도 화두다.
23일 노웅래(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과방위 국정감사 전체일정은 다음달 2일부터 21일까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는 2일, 방송통신위원회 이틀 뒤인 4일에 열린다. 종합감사는 과기정통부가 18일, 방통위는 21일에 열린다.
과기정통부는 세종 이전 후 처음 국정감사를 받는다. 감사 장소는 과기정통부가 입주한 세종시 파이낸스센터와 국회를 놓고 3당 간사가 조율 중이다. 과기정통부는 그동안 과천청사에서 감사를 받았고, 종합감사는 국회에서 받았다. 방통위 국정감사는 기존대로 국회에서 진행된다.
기업인 증인 목록도 아직 간사 간 합의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동통신 3사의 수장과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범수 카카오 의장을 포함해 구글, 페이스북, 화웨이 등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지사 대표들이 지목될 전망이다.
과기정통부 국정감사에서 논의될 주제는 크게 통신·방송, ICT 정책, 신기술 부문으로 나뉜다.
통신 부문에선 5G 이동통신 활성화 방안이 핵심이다. 한국은 지난 4월 3일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고, 서비스 시작 2개월여 만에 가입자가 100만명을 넘어섰고 4개월여만에 200만 가입자를 돌파했다. 이는 4G LTE 상용화 당시보다 2배가량 빠른 성장세다.
5G의 통신기술을 체감할 수 있는 실감형 미디어, 스트리밍 게임, 스마트공장, 자율주행 등과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의 부재도 지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동통신 3사 5G 세액공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 △알뜰폰 지원책 △통신요금 인가제 등도 국정감사 단골 주제다.
방송 부문에선 유료방송 합산규제와 통합방송법이 언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특정 케이블TV와 위성방송, IP(인터넷)TV 사업자가 전체 시장점유율의 3분의 1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한 규제로, 지난해 6월 27일 일몰됐다. 문제는 정부와 국회, 유료방송업계가 어떠한 합의나 후속조치도 마련하지 못한 채 일몰됐다는 점이다. 합산규제는 이동통신사와 유료방송사업자가 추진 중인 인수합병(M&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도여서 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합방송법은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OTT의 등장으로, 방송과 통신의 경계가 무너지면서 이를 하나의 규제의 틀로 관리하자는 데서 나온 법안이다. 지상파와 유료방송사업자는 각각 방송법과 인터넷멀티미디어방송사업법을 엄격히 준수해야 하지만, OTT 기업들은 규제를 받지 않아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없다는 것이 기존 방송업계의 입장이다.
ICT 제도와 관련해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ICT 규제샌드박스’가 과기정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금융위원회, 중소벤처기업부가 부처별로 운영하고 있어 발생하는 문제가 언급될 전망이다.
블록체인과 AI, 빅데이터, 자율주행차와 같은 신기술의 제도 개선 문제도 화두다. 블록체인은 정부 차원의 전략과 추진체계가 없어 업계 전반이 침체된 상황이다. AI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당시 미래를 바꿀 대표적인 기술로 소개해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일본, 유럽 등의 국가 대비 기술력이 낮고, 투자와 인력 규모도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자산으로 불리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활용이 상충하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이 더딘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기업과 기관들의 빅데이터 활용률도 낮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기업·기관 중 빅데이터를 도입·활용하는 곳은 10%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IT 기술의 발전으로 기존 산업과 발생하는 갈등을 관리할 전담 조직의 필요성도 지적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모빌리티 서비스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카풀 서비스를 시작하려다 택시업계와 마찰을 빚었고, 일부 기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향후 원격의료, 자율주행 택시, 인공지능(AI) 기반 스마트시티 등 신사업이 등장하면 이같은 갈등은 더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갈등 해결을 위한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통위 국정감사의 핵심 키워드는 가짜뉴스와 글로벌 기업 규제, 인터넷 기업 역차별, OTT 정책 등이다.
먼저 가짜뉴스 유통 방지 대책 마련을 주문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내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열리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범정부 합동으로 가짜뉴스 근절 대책 방안을 마련, 발표하기로 했다가 연기된 후 아직 보완 대책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특정 지지층이 포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사건도 언급될 전망이다.
이효성 전 방통위원장이 ‘세기의 판결’이라고 표현했던 페이스북과 방통위의 행정소송 건도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통신사와의 망 이용료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협상 우위를 점하려고 의도적으로 이용자의 접속 속도를 지연했다고 판단, 과징금 처분을 내렸다. 페이스북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2일 1심 판결에서 페이스북이 승소했고, 방통위는 이달 초 항소했다.
1심 판결 결과는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규제집행권을 확보한다는 방통위 구상에 차질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과방위원들은 방통위의 향후 대응 전략을 질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몇 년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국내 OTT 시장에 관한 정책도 관심사다. 이는 국내외 기업 간 역차별 문제와 연관된다. 유튜브와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각광을 받는 가운데 SK브로드밴드와 지상파 3사의 통합 OTT 서비스 ‘웨이브’가 대항마로 등장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은 국내 사업자와 달리 통신사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어 불공정한 경쟁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외에도 과방위는 유튜브, 아프리카TV와 같은 동영상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일부 BJ의 불법 콘텐츠를 제재할 방안도 언급될 전망이다. 최근 유명 BJ들의 성희롱과 성추문, 직장인 비하, 비속어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사건이 다수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