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구충제 '펜벤다졸', 폐암·말기암 치료에 효과 있다?…진실은?

2019-09-23 14:19
식약처 "사람 대상 안전성·유효성 입증 안돼…'복용금지'"

강아지 구충제가 폐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받는다.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강아지 구충제가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고, 이는 암 환자 커뮤니티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달 초 유튜브 채널 ‘월드빌리지 매거진 TV’는 ‘말기 암 환자 구충제로 극적 완치, 암세포 완전 관해, 암 환자는 꼭 보세요’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해당 영상에는 미국의 한 남성이 개 구충제를 먹고 폐암을 완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상에 따르면 이 남성은 2016년 말기 소세포 폐암을 진단받고,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의사들은 남성이 1년 더 살 수 있도록 임상시험에 등록했고, 이 과정에서 이 암 환자는 수의사로부터 개 구충제인 ‘펜베다졸’을 복용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수의사는 펜벤다졸을 복용하고 6주 안에 암을 완치한 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이 주목을 받으면서 동물병원과 약국 등에서 강아지 구충제 품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3일 “강아지(동물용) 구충제의 주성분인 ‘펜벤다졸을’은 사람을 대상으로 효능·효과를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하지 않은 물질”이라며 복용 자제를 권고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펜벤다졸을’은 사람에게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전혀 입증이 안 된 물질”이라며 “암 환자는 절대로 복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펜벤다졸이 암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유튜브에서 다룬 논문은 인체가 아닌 세포 대상의 실험 연구”라며 “현재까지 환자 대상의 연구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관계자는 “말기 암 환자는 항암치료로 인해 체력이 저하된 상태인데 항암제로 허가받지 않은 펜벤다졸을 복용하면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절대로 복용해선 안 된다”도 재차 강조했다.

한편 ‘펜벤다졸을’은 구충제로 선충류 기생충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외국에서는 파나쿠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다.
 

[사진=유튜브 '월드빌리지 매거진 TV'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