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하태경 징계 ‘후폭풍’...“孫과 함께 총선 치를 수 없어”

2019-09-19 18:10
당권파조차 비판 목소리...“징계 적절했는지 의문”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가 하태경 의원에 대한 징계를 내리자 비당권파를 중심으로 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윤리위 결정으로 바른미래당은 사실상 '분당 열차'에 올라탄 모양새다.  

19일 오후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들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었다. 유승민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손 대표가 이렇게 정치를 추하게 할지 몰랐다”며 “정당민주주의를 파괴한 행위이기 때문에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의원들과 뜻을 모을 것”이라고 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도 “하 의원에 대한 징계 폭거에 대해 긴급 의총을 개최하게 됐다”며 “참석한 의원들은 윤리위 징계 자체가 부당하다는 뜻을 모았다”고 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되는 ‘분당설’과 관련해선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 들고, 함께 갈 수 없다는 걸 갈라선다는 것으로 해석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미 정서적으로 손 대표와 이미 오래전부터 총선을 같이 치를 수 없다는 게 기본적인 대다수 구성원의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 바른미래당 윤리위는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하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논의했다. 하 의원에게 내려진 징계는 ‘당직 직무정지 6개월’이다.

하 의원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현재 당권파 4인과 비당권파 5인으로 구성된 최고위원회는 4대4로 동수를 이루게 된다.

당헌·당규상 특정 안건을 의결할 때 찬반 위원 수가 같으면 당 대표가 결정권을 쥐게 된다. 이 때문에 비당권파 측은 윤리위 결정에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당 윤리위의 이례적 결정에 당권파 내부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병호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통합이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이 시점에서 하 의원의 징계가 적절했는지 의문”이라며 “현시점에서 통합에 누가 되는 것은 해당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손 대표의 헌신 아래 새 판을 짜는 것이 답”이라고 말했다.
 

미소 지으며 긴급의원총회 참석하는 하태경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이 19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