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절차로 담합 주도 업체엔 면죄부, 홀로 과징금 맞은 들러리사

2019-09-19 12:00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 정보시스템 입찰에 하늘연소프트·휴먼와이즈 담합
공정위 "대법원 판례상 회생절차 이후 신고 건 책임 물을 수 없었다"

한국고용정보원 일자리 정보 시스템 입찰에서 담합에 나선 기술업체 2곳이 공정위에 덜미를 붙잡혔다. 담합을 주도한 업체는 기업회생이 절차에 따라 처분 대상에서 제외됐고 들러리 사에만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고용정보원의 ‘2015년 일자리 정보 통합 및 종합 고용 서비스 운영지원 사업’ 입찰에서 사전에 낙찰예정자를 담합한 ㈜하늘연소프트와 ㈜휴먼와이즈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1000만원을 부과했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 조사 결과, ㈜하늘연소프트는 조달청이 2015년 1월 15일 발주한 한국고용정보원 ‘2015년 일자리 정보 통합 및 종합 고용 서비스 운영지원 사업’ 입찰에서 자신이 낙찰받을 수 있도록 ㈜휴먼와이즈와 합의하고, 제안서를 대신 작성해줬다.

하늘연소프트는 전년도 동일한 사업 입찰 당시 2차례의 단독응찰로 유찰된 뒤 수의계약을 했다. 결국 유찰을 막기 위해 들러리 사업자인 휴먼와이즈를 섭외하고, 휴먼와이즈는 하늘연소프트가 작성해준 제안서를 그대로 조달청에 제출해 계약을 따낸 것이다.

그러나 하늘연소프트는 지난해 3월 회생절차에 들어간 뒤 같은 해 11월 회생절차가 종결돼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았다. 대법원 판례상 기업회생절차가 개시된 이후 신고된 건에 대해선 불공정 행위에 대한 책임을 부여하지 않는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 주도업체가 과징금을 부과받지 않는 것에 대해 공정위 차원에서도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런 판례가 여러 차례 있었던 터라 달리 방법이 없었다"며 "들러리 회사에 대한 과징금 규모는 주도업체 처분과 상관없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평가해 부과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사진=이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