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타이, 끝없는 '부패 스캔들'…성공신화 뒤 어두운 민낯
2019-09-18 16:14
前회장 이어 부회장도 뇌물죄, 당적 박탈
판매권 팔아 이득 취하고 권력자에 상납
가격 천정부지 올려 급성장, 황제주 등극
마오타이 中 대표 사치품, 투기대상 전락
판매권 팔아 이득 취하고 권력자에 상납
가격 천정부지 올려 급성장, 황제주 등극
마오타이 中 대표 사치품, 투기대상 전락
중국의 대표적인 바이주(白酒) 제조업체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를 둘러싼 부패 스캔들이 이어지고 있다.
마오타이 전직 경영진은 뇌물을 받아 권력자에 상납하고 가격을 천정부지로 높여 실적을 끌어올렸다.
중국 증시의 황제주로 등극한 마오타이의 어두운 민낯이다.
류 전 부회장은 검찰로 넘겨져 조사를 받은 뒤 기소될 예정이다.
구이저우성 기율위는 "류 전 부회장은 직권을 남용해 마오타이 판매권을 타인에게 넘겨 이득을 취하도록 돕고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며 "조사 과정에서도 관련자들과 짜고 거짓 진술을 일삼았다"고 설명했다.
류 전 부회장은 16세 때 마오타이 제조 공장에 취업한 뒤 공회(工會·노조) 주석과 부사장, 마오타이 자회사인 시주(習酒) 사장 등을 거쳐 2010년 마오타이 최고경영자에 올랐다. 2015년 최고경영자에서 물러난 뒤 구이저우성 주류업 기술고문과 마오타이 기술고문 등을 맡다가 지난해 8월 완전히 은퇴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위안런궈(袁仁國) 전 마오타이 회장에 대한 1심 재판이 열렸다.
위안 전 회장도 지난해 퇴임한 이후 기율위와 검찰 조사를 거쳐 수뢰 혐의로 기소됐다.
위안 전 회장과 류 전 부회장은 10년 넘게 마오타이를 경영하며 각종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
두 사람은 왕싼윈(王三運) 전 구이저우성 부서기와 왕샤오광(王曉光) 전 구이저우성 부성장 등 권력자의 비호를 받기 위해 그 가족에게 마오타이 위탁 판매권을 넘겼다. 직접 뇌물을 건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오타이 가격을 천정부지로 높인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마오타이는 2011년 1월부터 가격을 평균 20% 인상해 한 병당 가격이 1000위안에 육박하게 됐다. 이듬해인 2012년 9월에는 가격을 최대 30% 더 올렸다. 10년 만에 최대 인상폭이었다.
마오타이가 사치품이나 투기 대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기업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2012년 264억 위안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736억 위안으로 3배 가까이 뛰었다.
마오타이 주가는 1000위안을 돌파하며 중국 증시에서 황제주 대접을 받고 있다.
18차 당대회를 앞둔 2012년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때 '삼공소비(三公消費·공무용 차량, 접대비, 출장비 소비 척결)' 정책의 일환으로 마오타이 금주 운동이 확산하자 류 전 부회장은 "마오타이를 안 마시면 샤또 라피트 로칠트(병당 200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와인)를 마시라는 말이냐"라고 되받아쳐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상하이에 문을 연 회원제 대형 할인마트 코스트코는 중국의 추석인 중추절(中秋節)을 앞두고 마오타이 페이톈(飛天) 제품 1만병을 준비했는데 지난 11~12일 이틀 만에 동이 났다.
코스트코가 책정한 가격은 1499위안(약 25만원)으로 마오타이가 제시한 공식 가격과 동일했지만, 실제로 이 값에 제품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마오타이 폐이톈의 시중 거래가는 3000위안(약 50만원)을 넘는다. 위안 전 회장의 뒤를 이은 리바오팡(李保芳) 현 회장이 "마오타이는 마시는 것이지 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탄식할 정도다.
중국 주류업계의 한 소식통은 "리 회장도 구이저우성 류판수이시 부시장 등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라며 "마오타이의 부패 스캔들이 근절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