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거래소, 런던거래소 인수 무산…中 "시위 때문, 금융허브 상처"

2019-09-15 14:47
366억弗 인수 제의, 런던거래소 거절
中 "폭력으로 금융·무역도 타격" 주장
"중앙정부는 홍콩 경제 발전의 뒷배"

[사진=인민일보 ]


홍콩증권거래소의 런던증권거래소 인수 무산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 사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시위 사태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런던의 거절 편지, 홍콩은 어떻게 읽어야 하나'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런던거래소의 의견은 홍콩 금융계에 파란을 일으키기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홍콩거래소는 런던거래소 인수를 추진하며 366억 달러(약 43조7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런던거래소 이사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며 홍콩거래소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런던거래소 측은 홍콩거래소의 지분 구조를 감안할 때 이번 거래가 순조롭게 이뤄질 지 의문이라며 인수가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홍콩이 아시아 최고의 입지라고 여기지 않으며 중국에서 가장 좋은 상장 및 거래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중국 내 수많은 기회를 감안할 때 상하이거래소와의 관계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자처해 온 홍콩의 자존심이 상할 만한 발언이다.

인민일보는 "홍콩이든 상하이든 중국의 굴기라는 큰 배경을 벗어날 수 없다"며 "도시 자체의 자질을 떠나 국가(중국) 전체의 발전 이익과의 부합도나 일치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력이 지속되고 홍콩 독립 발언까지 난무하는 지금 홍콩에 대한 외부 시장의 근심은 계속될 것"이라며 "폭력이 호텔·여행업에만 영향을 줄 뿐 금융·무역 분야에는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얄팍하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은 여전히 위안화 국제화 업무의 허브이며 글로벌 자산·리스크 관리의 중심"이라면서도 "국가 발전의 추세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건 경제적 단견이자 정치적 편협"이라고 공격했다.

또 "홍콩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함께 해야 글로벌 경쟁에 잘 대응할 수 있고 중개 거점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며 "지난 22년 동안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발전의 든든한 뒤배였고 앞으로도 계속 홍콩의 경제 발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거래소가 한때 홍콩을 식민지로 거느렸던 영국의 런던거래소 인수를 시도한 것은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불발됐다.

시위 사태 장기화로 홍콩 경제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홍콩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