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 원장님표’ 화장품, 매출 승승장구

2019-09-08 18:08
커지는 코스메슈티컬 시장…뷰티기업, 브랜드 인수 잇달아

의사들이 만든 화장품이 전문성과 신뢰도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 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화장품과 의약품의 합성어)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전 세계 코스메슈티컬 시장은 지난 2012년 320억 달러(약 35조원)에서 2017년 470억 달러(약 51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국내 시장은 약 5000억원 규모이며, 이는 국내 화장품 시장의 4%에 해당한다.

고운세상피부과 원장 출신 안건영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가 만든 ‘닥터지’가 대표적이다. 2000년 닥터지는 의사가 만든 순한 화장품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20여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했다.

본격적으로 지난해 착한 성분 체크슈머(성분 꼼꼼히 따져 화장품 구매)’ 바람이 불면서 히트상품이 떴고, 매출 1000억원 달성을 눈앞에 둔 강소기업으로 성장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 265억원에서 지난해 992억원으로 약 250% 성장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더마 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가 얼리 안티에이징족을 위한 탄력 안티에이징 솔루션인 닥터지 로얄 블랙 스네일 크림, 아이크림 2종을 지난달 출시했다.[사진=닥터지]

헬스앤뷰티스토어(H&B) 올리브영에서 히트상품은 줄곧 1위를 차지했다. 수분크림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 각질제거제 ‘마일드 버블 필링’, 자외선 차단 제품 ‘그린 마일드 업 선’·‘에어리 스킨 업 선’ 등이다. 아울러 군대 매점(PX) 화장품 카테고리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올해는 본격적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닥터지는 중국 진출을 위해 중국지사를 설립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고운세상의 지분 51%(330억원)를 스위스 유통 대기업 미그로스그룹에 넘기며 내년 유럽 시장 진출까지 준비하고 있다. 

코스메슈티컬의 원조 격인 LG생활건강의 ‘CNP코스메틱스’도 더마화장품 선두주자로 활약하고 있다. CNP코스메틱스는 2000년 CNP차앤박피부과의원을 필두로 동료 피부과 의사 여럿이 의기투합해 론칭했다.

2008년 CNP차앤박 화장품 피부연구소를 설립해 연구 전 과정에 의학박사 등이 참여하고, 국내 유수 연구소와 연계된 임상 테스트를 진행하며 제품을 출시했다. 대표제품은 '아이유 앰플'로 불리는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이다. 2015년 LG생활건강이 인수한 후 2016년 500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798억원까지 성장했다.

에이블씨엔씨의 품에 안긴 지엠홀딩스 ‘셀라피’도 꾸준히 성장세다. 셀라피는 2012년 피부과 의사인 김지훈 원장이 설립했다. 제품은 피부과 의사인 김지훈 대표와 피부 성형 전문의 10여 명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해 만든다. 인체 지방 줄기세포 배양액, 성장인자와 같은 고기능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2015년 49억원, 2017년 88억원, 지난해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이블씨엔씨가 올해 초 인수하면서 유통을 확장하고 있다. 에이블씨엔씨는 지엠홀딩스를 300억원 규모로 키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소비자들은 대외 환경 변화에 따라 피부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수준이 아닌 피부과의 대안을 기대한다”면서 “화장품에 사용되는 성분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나고, 고령화로 인해 안티에이징에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기 때문에 코스메슈티컬 인기는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서울 경리단길 스페이스 K에서 열린 CNP 피부 건강 캠페인 행사에서 브랜드 모델 아이유가 프로폴리스 에너지 앰플을 소개하고 있다.[사진=LG생활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