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지난 6일 오후 귀국한 문 대통령이 이르면 8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임명할 전망이다.

앞서 문 대통령은 국회에 6일까지 시한을 정해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지만, 국회는 결국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7일 0시부터 문 대통령의 조 후보자 임명이 가능해졌다.

조 후보자의 임명 여부와 관련한 청와대의 기류에 특별한 변화는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6일 국회 청문회가 막바지에 다다랐을 당시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며 "지난 2일 기자간담회 이후 나온 새로운 의혹에 후보자의 위법·범법 사실은 없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검찰이 조 후보자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논란과 관련, 조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전격 기소하며 분위기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인이 검찰에 기소된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에 임용하는 것이 적합하냐는 여론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동시에 조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정 교수가 기소된다면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할 수 있겠느냐'는 질의에 "임명권자의 뜻에 따라 움직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은 경우에 따라 임명되지 못할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조 후보자를 사법개혁의 적임자로 판단, 깊은 신임을 보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조 후보자 부인의 기소 여부와 상관없이 정해진 수순대로 임명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아울러 조 후보자가 검증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대로 입은 후 낙마할 경우 문재인 정부의 집권 중반기 권력기관 개혁을 비롯한 모든 국정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또한 검찰이 조 후보자의 부인을 기소한 배경 및 의도에 청와대가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는 점 역시 문 대통령의 임명 의지를 유지하는 쪽에 설득력을 보탠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문회에 앞서 조 후보자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에 대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으로 오는 게 두려운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의 행태는) 내란음모 사건을 수사하거나 전국 조직폭력배를 일제 소탕하듯이 하는 것"이라며 검찰을 엄정 비판했다.

결국 문 대통령이 언제 조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할지 시점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우선 문 대통령이 순방 후 청와대 업무에 공식 복귀하는 첫날인 오는 9일 조 후보자의 임명을 재가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다. 이후 10일 국무회의에 조 후보자를 장관으로서 참석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검찰의 기소와 무관하게 조 후보자에게 힘을 실어주고자 할 경우 휴일인 8일에 조 후보자를 전격 임명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조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내부 분위기에 대해 "참모들이 임명 기류를 짐작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대통령이 결정할 문제"라면서 "저희도 대통령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