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경제 멘토' 김광두 "조국 사태로 촛불정신 저버리면 '식물정권' 우려"

2019-09-02 14:19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 멘토였던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문재인 정부가 '조국 사태'로 평등·공정·정의 등 촛불정신을 저버리면 '식물 정권'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은 지난 1일 자신이 원장으로 있는 국가미래연구원 홈페이지에 '문재인 정권은 촛불정신을 버리려 하는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소위 '진보세력'이라 불리고 스스로 자칭하는 정치인, 지식인들이 내세우는 가치는 '평등·공정·정의'와 같은 사회적 가치"라면서 "이러한 사회적 가치의 추구를 통해서 국가 공동체 구성원들 간의 화합을 실현하려는 것이 소위 진보세력이 정권을 잡으려하는 목적이 아니었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나는 이 사회적 가치를 존중한다. 사람이 이웃들과 함께 평화와 안정을 누릴수있는 '따뜻한 사회공동체'는 맑고 온화한 공기처럼 인간 생활의 안락을 밑받침하는 기초 환경이기 때문이다"며 "돈과 권력의 밀림 속에서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고, 약육강식이 일상화되는 질서로 움직이는 국가사회는 동물의 세계와 가깝지 사람의 세계로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런 관점에서 '평등·공정·정의'를 외치는 진보 지식인들이나 정치인들은 '따뜻한 세상'을 갈구하는 보통 사람들 다수로부터 박수를 받고, 정치적 지지를 받는다고 판단한다"며 "촛불정신은 이들 진보세력이 내세운 가치와 일맥상통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부의장은 "보수세력에 뿌리를 둔 박근혜 정권이 비효율적 국정 운영으로 국민들의 신뢰를 잃는 과정에서 정유라와 최순실로 상징되는 '특권과 반칙의 노출'이 국민을 분노하게 했다"며 "이러한 '불평등·불공정·불의'에 대한 국민들의 강한 불만과 항쟁이 문재인 정부의 탄생 배경이다. 이 정부를 이끄는 주체 세력들이 평소에 내세웠던 '평등·공정·정의'를 국민들이 받아들이고 그 실현에 기대를 걸고 이들에게 국가 운영을 맡긴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초라한 국정 운영 성과에도 문재인 정부와 집권 민주당에 대한 지지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았던 이유는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에 대한 믿음과 기대 때문"이라며 "문재인 정부에 있어서 '평등·공정·정의'라는 가치는 최후의 보루인데 이 사회적 가치 마저 무너지면 수명은 유지되지만 존재 의미가 없는 '식물정권'이 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의장은 "조국 교수는 이 정권의 핵심 이데올로그로 그에 대한 기대가 컸다"면서 "그런데 그의 가족이(그가 그렇게 줄기차게 비판하고 개혁을 외쳤던) 기득권으로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특권을 많이 누렸고, 그 과정에서 반칙도 불사했다는 합리적 의심(검찰 수사 진행)을 받을 만한 행적을 보였다면 그의 내면적 이중성과 도덕적 해이가 다수 국민에게 주는 배신감은 이 정권의 존재 가치를 의심하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 어느 총리 후보는 과다한 수임료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진 사퇴했지 않았는가. 사퇴했던 그가 범법행위를 했었나? 특히 유시민씨에게 묻고 싶다"고 적었다.

김 전 부의장은 "이 정권의 주체세력들이 그저 정권을 잡아 권력을 향유하려는 정략적 수단으로 '평등·공정·정의'를 내세워 다수의 국민을 속이고 현혹시켰다는 의심이 커지면 경제·안보·외교에서의 초라한 실적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어우러져, 정권에 대한 국민신뢰는 붕괴될 것"이라면서 "권력이 정의라는 왜곡된 가치관이 대한민국을 혼돈에 빠뜨려서는 안 되고, 문재인 정권이 사회적 가치 실현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광두 전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