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 주역 체포 논란... 홍콩 시위 격화 우려

2019-08-30 14:36
우산혁명·송환법 반대 시위 주도자 잇따라 체포
31일 대규모 시위 앞두고 시위 양상 격화 우려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우산혁명'과 홍콩 시위를 주도한 청년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홍콩 시위가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인 조슈아 웡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이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웡은 우산 혁명 당시 겨우 17세의 나이에 하루 최대 50만 명이 참여한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면서 유명해졌다. 

우산 혁명은 홍콩 행정장관 완전 직선제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대가 홍콩 도심을 점거한 채 진행한 민주화 시위다. 2014년 9월 28일부터 79일 동안 이어졌다. 당시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등에 맞섰다는 의미에서 우산 혁명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웡은 최근 송환법 반대 시위에 참여하면서 송환법 완전 철폐와 함께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 등을 요구해 왔다.

웡이 체포되기 전날 밤에는 홍콩민족당의 창립자 앤디 찬이 출국하려다 경찰에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민족당은 '홍콩 독립' 등을 주장하다가 지난해 강제 해산됐다.

홍콩 시위를 주도한 청년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그간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던 홍콩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홍콩 정부를 겨냥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에 강경 대응할 것을 주문했기 때문이다. 

31일 상징성이 큰 대규모 집회를 앞둔 상태에서 민주주의 운동가들이 잇따라 체포되면서 홍콩 시위가 더욱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송환법은 홍콩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국 등에도 범죄자를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6월 17일(현지시간) 홍콩 입법부 앞에서 조슈아 웡이 기자회견을 통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웡은 29일 경찰에 체포됐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