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개특위, '선거법 개정안' 통과...11월 27일 본회의 의결 가능

2019-08-29 16:34
19명 가운데 11명 찬성...'준연동형 비례대표제'
한국당 "날치기 처리"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활동 종료 이틀 앞둔 29일 전체회의를 열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려진 선거법 개정안은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가게 됐다. 법사위 활동 만료기한인 90일을 넘기면 11월 27일 이후부터 본회의 의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만, 선거구 획정을 두고 각 당의 현실적인 이해관계가 얽히는 만큼 본회의 통과는 미지수다. 

이날 정개특위는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석 위원 19명 가운데 찬성 11명으로 통과됐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 전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김성식 바른미래당 의원, 이용주 무소속 의원 등이 찬성표를 던졌다.

의결된 개정안에 따르면, 의원정수는 현행대로 300명을 유지하되 지역구 국회의원은 28석 줄인 225석, 비례대표 국회의원은 75석으로 늘리게 된다.

비례대표 의석수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국 정당 득표율을 기준으로 연동률 50%를 적용해 배분하고, 남은 의석은 현 제도와 마찬가지로 득표율에 비례해 나눈다.

이날 표결에 앞서 한국당 소속 정개특위 위원들은 집단 반발했다. 정개특위 간사인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전체회의를 일방적으로 열고, 상대 당에 대한 배려도 없이 잔인하게 밀어붙일 이유가 있는지 안타깝다”며 “위원장님(홍영표 정개특위 위원장) 너무 잔인하다. 역사와 국민 앞에 심판받으리라 확신한다”고 했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90일로 보장된 안건조정위원회를 3일 만에 처리하고, 그 이유로 내년 4월 총선을 위해 12월 26일까지 이 법이 확정돼야 한다는 것인데 그건 아니다”라며 “목표를 위해 불법을 국회에서 저지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간사 합의가 없으면 90일을 줄일 수 없다. 합의도 안 됐는데 회의 열리자마자 오늘 처리하자고 하는 것은 ‘날치기’ 처리를 공헌하는 것”이라며 “날치기를 국회의원에게 용인하라고 하느냐”고 했다.

이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법대로 하자는 주장을 하려면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어긴 것을 심판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국당은 치외법권인가. 스스로 법을 어긴 것에 대해 검찰 조사에 한 분도 임하지 않은 현실 아니냐”고 했다.

이어 “지난해 12월 15일 5당 원내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적극 검토한다’고 합의문 서명도 했다”면서 “(선거제 개혁) 도입 정신에 맞지 않는 (30석을 줄이고) 전체 270석을 모두 지역구로 하자는 ‘청개구리 안’을 가져왔다”고 책임을 한국당에 돌렸다.

이용주 무소속 의원은 “(한국당이) 법안 내용 자체를 동의하지 못해도 일정의 필요성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고 본다”며 “이번 정개특위 내에서 잠정적 의결이 돼 법사위, 본회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영표 위원장은 법안 의결 직후 “그간 정치협상이라도 병행해 여야가 원만하게 합의 처리할 5당 안을 만들면 좋겠다고 호소했다”며 “회의 소집을 방해하더니 국회법에 따라 위원장 권한으로 회의를 소집하니까 회의장에 와서 난장판을 만들었다”고 했다. 

한편, 한국당은 정개특위 전체 회의 표결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일정 전면 보이콧을 포함한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당은 전날 안건조정위원회 의결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둔 상태다. 이어 권한쟁의심판도 청구할 방침이다.
 

정개특위 산회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영표 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산회를 선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