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한상혁 방통위원장 후보자, 특정 진보단체에만 기부활동···정치중립성 논란

2019-08-29 11:28
배우자와 함께 민언련·참여연대 등 3년간 2000여만원 기부
송희경 "이념편향성 등 후보 사퇴 이유 충분…청문회서 검증"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와 배우자가 3년간 2000여만원에 달하는 기부금을 진보성향의 단체에만 기부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30일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정치편향성 논란이 예상된다. 방통위원장은 여타의 기관장과 달리 정치중립성이 엄격히 요구되는 자리라는 점에서다.

본지가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 후보자는 배우자와 함께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과 참여연대 등 특정 진보단체에만 주로 기부를 했다.

한 후보자와 배우자는 2016년 704만5000원, 2017년 478만3000원, 2018년 846만2000원을 진보성향 활동 단체에 후원금을 냈다.

이 중 진보성향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민언련과 참여연대에 3년간 꾸준히 한 후보자가 기부를 이어갔다. 기부 내역을 살펴보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참여연대에는 매년 24만원씩 기부를 했다. 민언련에는 2016년 24만원, 2017년 36만원, 2018년 34만원을 각각 납부했다.

또 한 후보자는 민언련의 내부에서 직접 직책을 맡고 지난해 공동대표에 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개인의 이력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방송통신위원장에게 요구되는 중립적인 부분과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한 후보자는 2008년 3월부터 2010년 3월까지 민언련의 이사를 맡았으며 2008년 4월부터 현재까지 민언련의 정책위원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부터 현재는 민언련의 공동대표도 겸하고 있다.

송 의원은 한 후보자에 대한 서면질의에서 "진보성향의 이력 및 이념편향성 때문에 중립성이 요구되는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우려사항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편향성 우려가 없도록 조직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합의제 정신을 지키고, 공정하고 엄격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답했다.

한 후보자는 2017년 정치기부금 10만원을 내기도 했다. 송 의원 측은 정치기부금을 받은 정치인의 실명을 요구했지만 한 후보자는 "정치자금 기부금을 누구에게 냈는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 달라"며 즉답을 피했다.

송 의원은 "방통위원장은 그 어떤 자리보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가지고 방송 정책을 이끌어가야 할 수장인 만큼, 철저히 특정 정파의 편에 서 온 후보자의 이력만으로도 후보 사퇴의 이유는 충분하다"면서 "인사청문회를 통해 방통위원장직을 수행할 만한 중립성을 갖췄는지 철저히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2일 오전 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