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AI 시대 성큼... 인간 중심으로 진화한다

2019-08-29 00:05

잘 쓰면 약이고, 잘 못쓰면 독이다.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가진 인공지능(AI)이 그렇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은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 모바일 등이 꼽힌다. 이 이 중에서 AI는 인류 생활 변화와 경제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세계 경영 컨설팅 회사 매킨지는 AI가 과거 1차 산업혁명을 이끈 증기 기관차와 비슷한 정도로 글로벌 경제에 충격
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제는 AI는 인간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유익한 영향을 줄 수 있는 AI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기술 발전하더라도 사람이 빠지면 가치를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인간 중심 AI는 작업 수행 과정에서 인간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도와 편익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쪽으로 힘을 쏟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우리나라는 정보기술(IT) 강국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지만 AI인재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늦은감이 있지만 정부가 AI 인재 육성에 발 벗고 나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1일 '혁신성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AI 인재 등 총 20만 명 이상의 인재를 양성하기로 했다. AI 대학원 과정을 현재 3개에서 8개로 확대하고, 비전공자 대상 AI 교육과정을 지방에도 도입한다. 로봇, 게임, 바이오메디컬 등 AI 융합역량(AI-X) 교육 콘텐츠를 확대해 산업 전반에서 AI를 응용할 수 있는 실무자 양성도 지원한다.

기업들은 일찌감치 AI 인력확보에 나섰다.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K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과 AI 등 혁신기술을 핵심동력으로 삼고 이들 기술의 글로벌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그룹 역량을 결집시키기로 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 19일 '2019 이천포럼'에서 "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고객 범위를 확장하고 고객 행복을 만들어 내야 한다”며 "이를 통해 SK가 추구해 온 딥체인지를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캐나다 토론토에 인공지능연구소를 설립했다. 토론토대학교와 공동으로 딥러닝(심층학습)의 핵심인 신경망을 활용한 AI 원천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산학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고객이 사용하는 기기 자체에서 인공지능 데이터를 처리하는 엣지 AI와 인간의 개입 없이 AI 스스로 반복학습을 거쳐 해결방법을 터득하는 강화학습 등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연구소에서 확보한 기술을 로봇, 가전, 자동차, 에너지 제어 등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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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은 고려대 공과대학과 AI기술로 삶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인간 중심 인공지능(HCAI) 공동 연구센터'를 설립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사람과 기술이 공존하는 AI 연구와 관련 사업 발굴을 공동 추진한다. AI기술 공동 연구와 자문, AI 전문가 양성을 위한 역량강화 커리큘럼 개발과 액션러닝 프로그램 실시, AI 연구개발 프로젝트 수행, 국내외 AI 학술대회 참가와 관련 네트워킹 활동 참여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반도체 분야도 AI를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신경망처리장치(NPU) 사업 인력을 기존 10배 이상인 2000명 규모로 확대하고, AI시대를 선도할 차세대 NPU 기술 육성에 나선다. NPU는 딥러닝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한 프로세서다. 수천 개 이상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하는 병렬 컴퓨팅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NPU 기술 개발을 통해 사람 두뇌 수준의 정보처리와 인식을 가능하게 하는 뉴로모픽(생물학적 신경 네트워크를 모사하는 기술) 프로세서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데이터 분석을 전문적으로 담당하기 위해 설립한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 산하에 데이터 리서치 조직을 만들었다. 데이터 리서치 하에 MIDAS 랩도 신설했다. MIDAS 랩은 반도체 제조·개발 미세공정뿐 아니라 인사·기업문화 등에까지 AI 기반 시스템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미세공정이 대부분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AI를 통해 수율(투입량 대비 정상제품 생산 비율)을 올릴 수 있는 최적의 해결 방법을 찾는 것이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AI인력 부족으로 인해 기업들 간에 인재를 뺐고 빼앗는 형국"이라며 "정부와 기업들이 AI인력을 선점하고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업계에 투입되기까지 최소 3~5년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