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합계출산율 0.98명·출생아수 32만명대 '사상 최저'

2019-08-28 13:24
통계청, 28일 '2018년 출생통계' 확정치 발표

인구 절벽 현상을 체감하는 시대를 맞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이는 32만명대에 그쳐 합계출산율이 사상 최저수준인 0.98명으로 추락했다. 여성들의 출산연령마저 높아졌을 뿐 아니라 결혼 후 첫째 아이를 출산하는 시기도 덩달아 늦어지고 있다. 아이를 낳지 않는 시대를 알리며 미래 인구 변화에 대한 불안감만 확산되는 분위기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출생 통계 확정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2만6800명으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을 보였다.

2017년 출생아 수인 35만7800명보다도 8.7%나 줄어든 규모다. 지난 10년치 기록을 보더라도 2017년 -11.9%, 2013년 -9.9% 이후 셋째로 감소폭이 큰 모습이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말한다. 지난해엔 1명에도 미치지 못한 0.9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의 1.05명보다 0.08명(-7.1%)이 급감해 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한 셈이다.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기도 하다.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2.1명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2017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의 평균인 1.65명보다도 낮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도 6.4명으로 2017년보다 0.6명이나 감소했다.

여성의 연령별 출산율(해당 연령 여성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을 보면, 40대를 뺀 모든 연령층에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후반(25~29세) 41.0명, 30대 초반(30~34세) 91.4명, 30대 후반(35~39세) 46.1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6.9명(-14.4%), 6.3명(-6.4%), 1.1명(-2.3%) 줄었다. 이와 달리, 40대 초반(40~44세)은 6.4명으로 전년보다 0.4명(6.7%)가량 증가했다.

처음으로 20대 후반 출산율이 30대 후반보다 낮아지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평균 출산 연령도 32.8세로 2017년보다 0.2세 올랐다.

평균 출산 연령은 첫째 아이 31.9세, 둘째 아이 33.6세, 셋째 아이 35.1세로 2017년보다 0.2~0.3세 늘었다.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은 31.8%로 2017년보다 2.4% 포인트 높아졌다. 2008년 35세 이상 고령 산모 비중이 14.3%였던 점에 비춰보면 상승속도가 매우 빠르다.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면서 첫째 아이의 비중은 지속해서 늘고 있다.

지난해 첫째 아이 비중은 54.5%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늘었다. 첫째 아이 구성 비중은 2011년 51.0%를 기록한 이후 8년 연속 증가하고 있다.

첫째 아이는 17만6900명으로 전년 대비 1만1000명(-5.9%) 감소했고, 둘째 아이(11만9700명)와 셋째 아이 이상(2만8200명) 역시 전년 대비 각각 1만4100명(-10.5%), 6800명(-19.4%) 감소했다.

결혼 후 2년 이내에 첫째 아이를 낳는 비율은 60.6%로 전년보다 5.2% 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2~3년 사이 출산 비율은 25.9%로 2.4% 포인트 증가했다.

17개 시·도 모두 합계출산율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합계출산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1.57명)이었고 이어 전남(1.24명), 제주(1.22명) 순이었다. 반면, 서울(0.76명), 부산(0.90명), 대전(0.95명) 순으로 낮았다.

한 인구학자는 "저출산 현상은 이미 예고됐으며 한국 사회가 안고 가야 할 근심거리"라며 "당장 노년인구에 대한 복지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나 미래 인구가 어떻게 변화할지, 그에 맞는 재정·정책적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충분히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32만명대로 줄어들면서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인구 절벽 현상이 고스란히 체감되는 시대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