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 고치는 OEM社…中 넘어 美·러시아로

2019-08-26 03:08
최대시장 중국서 실적 동반 하락…中브랜드 공세에 부진
판로 개척 나선 제조사 3사, 미국 등 제3국가도 눈길

국내 화장품 제조(ODM·OEM)업계가 가장 큰 손으로 삼는 중국에서의 성장률이 2분기에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제조사 관계자들은 25일 부진한 중국 실적과 관련해 “현지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대형 오프라인 판매사의 실적이 부진하고, 현지 트렌드인 온라인 중소형 브랜드사의 영업력에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중국 로컬 ODM업체들의 기술력이 향상되면서 현지 고객사의 주문이 여러 ODM업체로 분산된 탓도 있다. 중국 화장품 소매 판매시장은 상반기에 13%나 성장했다.

실적 반전을 위해 화장품 제조사들은 중국발 악재를 예의주시하며 신규 거래처 개척에 힘쓰고 있다. 중국 내에서 급성장하는 온라인 화장품 고객사와 거래를 늘리고, 미국·동남아·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판로를 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제조(ODM·OEM) 3대 업체 [사진=각사 제공]

 
이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업계 1위’ 한국콜마는 2분기(연결기준) 매출 4098억원, 영업이익 3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8%, 54.8% 성장한 수치다. 국내와 중국에서는 고전했지만, 미국화장품 사업 및 CJ헬스케어의 호실적이 긍정적 수치로 이어졌다.

중국 사업 전체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5% 줄어든 211억원을 기록했다. 북경 법인 매출은 지난해보다 25.1% 줄어든 163억원, 무석 법인 매출은 49억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북경 공장의 일부 물량이 지난해 완성된 무석 공장으로 이관작업을 하고 있다. 무석 근처에는 상하이 등 대도시가 있어 고객사들과 접근성이 좋다. 따라서 올 하반기 신규 수주를 얼마나 따내느냐가 신공장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면 미주 사업 매출은 23.5% 성장한 267억원으로 올랐다. 미국 프로세스테크놀로지스앤드패키징(PTP) 법인과 캐나다 CSR(Cosmetic Solutions Inc)법인의 성장이 한몫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PTP는 로레알·코티·시세이도 등 글로벌 고객사를 두고 있다. 

‘업계 2위’ 코스맥스는 2분기(연결기준) 매출 3323억원, 영업이익 1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매출은 2%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9% 떨어졌다. 특히, 코스맥스는 이번 분기 중국에서 사상 첫 역성장을 맛봤다. 중국 전체(상하이+광저우) 매출액이 4% 역성장하고 영업이익도 45% 감소했다.

상하이 매출은 전년대비 16.6% 급감했다. 광저우는 중국 온라인 채널에서 급부상 중인 ‘퍼펙트 다이어리’의 주문이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94.2% 급증했다. 다만, 광저우 매출은 온라인 기반의 신규브랜드 고객사 위주인 만큼 상해 매출의 30% 수준에 불과해 구멍난 상해 매출을 메꾸지는 못했다. 상해는 1세대 로컬 화장품 고객사 중심으로 큰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코스맥스 인도네시아 법인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291.3% 증가한 매출 163억1500만원을 거뒀다. 순이익도 19억원을 올리면서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지 8년 만인 올해 ‘흑자전환’을 이뤄내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표=아주경제 그래픽팀]



‘업계 3위’ 코스메카코리아는 3사 가운데 올해 2분기 성적이 가장 부진했다. 2분기 매출액은 25.1% 성장한 996억원이었지만, 영업이익은 33.4% 하락한 64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제이엠솔루션 등 일부 업체에 편중된 수익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코스메카가 인수한 미국 화장품 제조사 ‘잉글우드랩’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잉글우드랩의 올해 2분기 매출은 236억원으로 전년동기(256억원)대비 42%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7억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글로벌 화장품사의 생산주문량 증가와 신규 고객사 확보 덕분이다.

코스메카는 향후 미국 고객사를 국내 사업으로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코스메카 법인간 매출 비중은 한국 53%, 미국 37%, 중국 10%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