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로 본 사회책임] 대한항공, 사람중심 경영 추구?…오너일가 갑질로 '무색'

2019-08-26 08:16
최근 몇년 간 오너일가 갑질로 홍역…ESG 'S'부문 C 등급으로 하향

 
[데일리동방] 대한항공은 ‘기업경영의 기본은 사람이며, 사람의 변화는 결국 올바른 교육에서 시작된다’는 경영철학과 신념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토대로 대한항공은 인재개발원을 운영해 교육정책 수립 및 집행, 전사 공통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지난 몇 년 간 '땅콩회항' 등 각종 이슈를 동반한 오너리스크로 수 차례 홍역을 겪었다. 2014년 조현아 부사장의 땅콩회항을 시작으로 2018년 조현민 전무 물벼락 갑질 논란,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갑질 폭행 논란 등이 꾸준히 이어졌다.

이에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일가의 일탈에 우려를 표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조양호 회장의 사내연임에 반대하고 나섰다.

이후 조양호 전 회장이 사망하고 조원태 체제로 개편됐으나, 아직까지 안정궤도에 진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연결기준 -986억원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

각종 이슈가 이어지자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 등급 수시 조정을 통해 대한항공의 지난해 사회책임(S) 부문 등급을 기존 'B+'에서 'C'로 하향 조정했다. C등급은 기업지배구조원의 7개 등급(S·A+·A·B+·B·C·D) 중 6번째 등급이다.

등급 하향 조정 사유는 근로자 권익을 침해한 부당 행위와 근로자 안전보건 관련 위험 등 크게 2가지다. 부당 행위에는 특수관계인의 근로자 및 협력사 근로자에 대한 폭행과 폭언, 협력업체 및 근로자의 조직적 밀수 동원 등이 포함됐다.

이 같은 이슈 등으로 대한항공이 진행하고 있는 각종 사회적 활동들도 무색해지고 있다.
 

[자료=대한항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평등과 다양성 추구하는 인사정책?…관리직 비율은 아직까지 남성비 '압도적'

2017년 12월 말 기준 해외 현지 직원을 포함한 대한항공 총직원 수는 2만363명이다. 이 중 여성 직원은 8812명으로 전체의 약 44%를 차지하고 있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평균 근속연수(국내 정규직 기준)는 15.4년, 기본 초임은 성별의 차등 없이 동일하다.

일반직의 경우 남성이 55.6%, 여성이 44.4%로 약 11%의 차이를 나타내며 비교적 성비가 비슷했다.

그러나 직급이 높은 관리직은 남성이 67%, 여성이 약 33%로 남성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평등과는 다소 거리가 멀었다.

 

[자료=대한항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임직원 인권향상 도모?… 오너 갑질로 '무색'

대한항공은 2000년부터 국내 최초 사내 기술대학인 정석대학을 운영해 직원들의 평생학습 지원하고 있다.

정석대학 재학 직원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으며, 졸업 시 국가인정 학위를 수여하고 일반대학으로 학사편입 및 대학원 진학이 가능하게끔 했다.

개인의 건강한 몸과 마음이 최고의 고객서비스와 업무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념하에 다양한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30여개의 인권 및 건강과 관련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고 있으며, 글로벌 항공사 직원으로서 자존감을 높이고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워줄 수 있는 교육과정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상식이하의 오너 일가의 갑질이 이어지자 지난해 대한항공 직원들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경영진 퇴진과 갑질 등의 횡포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기도 했다.

대한항공 직원들은 회사의 보복을 피하기 위해 검은색 계열 옷에 저항을 의미하는 ‘벤데타’ 가면이나 모자, 선글라스 등을 착용하고 집회에 참여한 바 있다.

대한항공이 추구하는 임직원 인권향상이 오너 일가의 각종 갑질로 무색해 진 것이다.

◆ 차별성 없는 일반적인 복리후생 지원

대한항공은 임직원의 동종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와 복지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본인 및 직계가족 할인 항공권 제공, 사택 제공, 자녀 학자금 지원, 여가생활, 의료비 및 노후생활 지원 등 다양한 종류의 복리후생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일반 기업과 비슷한 수준의 건강지원, 인센티브 지원에 머무르고 있다. 여가생활 지원 항목과 생활지원 항목 역시 타사와 비슷한 부분으로 특별하게 눈에 띄는 혜택은 없는 것으론 나타났다.

 

[자료=대한항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협력사 동반성장 정책?…오너 일가 갑질 논란 의혹 

대한항공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통해 협력체계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호 이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상생경영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거래대금 전액 현금결제, 대금지급기일 지속 단축, 사내 전문 인력 파견 등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7년 기준 766개 전체 협력업체와의 거래대금을 전액 현금결제한 바 있다.

또한 항공·물류 분야에 특화된 노하우를 적극 활용, 수출 등 관련업계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OJT 및 각종 교육과 당사 전문인력의 상주 및 방문을 통해 품질 향상에 힘쓰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대한항공 협력업체의 갑질 관련 제보가 이어지면서 이 같은 동반성장 체계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광고대행사 및 협력사에 협력사 선정 후 인사를 오지않았다는 이유로 폭언을 퍼부었다는 내용이다.

최근 기업관이 사회적 의미를 강조하는 추세로 달라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대한항공의 이 같은 횡포는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각종 사회적 활동을 진행함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한 이슈가 부각되면서 오히려 역효과만 나타내고 있다.

제1의 국적항공사 자리를 오랜기간 유지해 온 만큼 앞으로는 잘못된 관행개선과 더불어 사회적 가치 창출에 더욱 힘을 써야할 때다.

 

[자료=대한항공 지속가능경영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