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합 하자고 모여놓고…朴 탄핵 책임론 공방

2019-08-20 18:20
김문수 "김무성, 박근혜 저주 받을것"직격탄
김병준 "이제와서 탄핵입장 따지지 말아야…"

총선을 8개월 가량 앞둔 가운데 보수 야권이 통합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분열된 보수층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승산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책임론과 이에 따른 해묵은 계파 논쟁이 대통합의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놓고 이견차를 드러냈다.

이 토론회는 김무성·정진석 등 당시 탄핵에 앞장섰던 의원들이 중심이 된 모임인 '열린토론, 미래'에서 주최한 행사였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연사로 참석해 김 의원을 향해 "당신은 앞으로 천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당초 보수대통합의 얘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김 전 지사의 성토가 계속되면서 탄핵 책임공방으로 토론회의 방향이 흘러갔다.

김 전 지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이후로 너무 괴로웠다."면서 "적어도 저는 박 전 대통령이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 확신한다. 죄 없이 감옥 간 사람 석방시키는 게 정치인데 한국당이 정신이 빠졌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김문수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라면서 "개인에게 특정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맞받았다. 

오후에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합리적 보수세력 통합을 기치로 건 '플랫폼 자유와 공화'가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등 범보수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위기의 대한민국과 보수의 성찰'을 주제로 야권 통합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정병국 바른미래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발표자로 나서 보수 대통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사로 김 전 비대위원장은 "대한민국의 미래가 낭벽을 향해 치닫는 것 같다"면서 "보수정당이 이런 위기에서 브레이크를 걸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그러면서 탄핵에 대한 논쟁을 유보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내부적으로 이제와서 탄핵 당시의 입장을 따지지 말고 분열의 산을 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나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부를 향한 성토로 시작해서 보수의 통합을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보수의 '큰 집'인 더 많은 것을 내려놓고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통합을 시도해야 한다"면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와 우리공화당까지 모두 함께하자"고 주장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오른쪽)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극복 대토론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