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人] 강성부, 위기의 항공업 변화 주도할까
2019-08-19 16:16
자본시장 전문가, 재무구조개선 우선...영업 기반 확보 전략 있나
국내 항공업은 과도한 경쟁에 이은 실적 부진과 함께 대외적 악재로 위기를 맞고 있다. 업계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만큼 강 대표가 주도적 역할을 할지, 단순 시도에 그칠지 관심이 쏠린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의 2대 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는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투자설명서를 받아 검토 중이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은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꾸리는 방안으로 가닥을 잡았다. 국내는 물론 해외 기업도 가리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장의 가장 큰 궁금증은 강성부 대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 이유다. 일각에서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확보하면서 입지가 좁아지자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으로는 ‘사모펀드=기업사냥꾼’ 이미지 고착화를 우려한 조치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강성부 대표는 항공업계의 과도한 경쟁을 지목하며 이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과도한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한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강성부 대표의 이런 행보는 어쩌면 예견된 일이었다. 그가 유명해진 계기는 2005년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 보고서를 선보인 이후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만의 강한 색을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부터는 채권분석에 주력하기 시작해 주식과 채권을 골고루 섭렵했다.
통상 증권사 연구원들은 자본시장 관련 모든 지식을 습득하지만 채권과 주식 중 한쪽 분야에 좀 더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강대표는 두 분야를 고루 경험하면서 기업의 생사를 결정짓는 자금조달 구조 전반을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강성부 대표의 발언을 보면 ‘경영 효율성’에 집중된다. 이 또한 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불필요한 자산을 매각하고, 일부 사업부의 상장 계획 검토 등을 요구하는 등 우선적으로 재무구조개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컨소시엄 구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몇 년간 사모펀드와 기업이 손잡고 인수합병(M&A) 시장에 뛰어드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강성부 대표의 움직임도 그 연장선이라 할 수 있지만 연구원이자 자본시장 플레이어로서 최적의 경로를 찾는 것으로 판단된다.
KCGI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지만 직접 경영권을 잡진 않는다. 강성부 대표의 항공업 종사 ‘무경험’이 약점으로 꼽히는 만큼 제 역할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위기를 맞이한 항공업계에 난관은 수두룩하다.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상태는 호전시킬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영업력 확보라는 최대 과제가 남는다. 항공업은 진입장벽을 갖춘 라이선스 사업이지만 저가항공사(LCC)들이 난입한 가운데 대형항공사(FSC)와의 구분도 분명하지 않다. 이미 각자도생으로 업계 전반 고군분투하는 양상이 심화되면서 근본적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상황이다.
강성부 대표는 분명 자본시장 전문가인 반면, 산업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현업에 종사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이미 수많은 산업과 여기에 속한 기업들은 자본시장을 통해 흥망성쇠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단순 인수전에 그치지 않는다. 강성부 대표가 항공업계 체질 개선의 ‘빅체인저’가 될 것인지, 단순 시도에 그칠지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