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시작으로 금융권 CEO 인사 태풍 예고

2019-08-19 05:00
수출입은행 빈자리 이어 기업은행·신한금융·우리금융 CEO 잇달아 임기 만료

은성수 수출입은행장이 차기 금융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금융권에 인사 태풍이 불어 닥쳤다. 당장 공석이 될 수출입은행 외에도 최고경영자(CEO)의 임기 만료를 앞둔 금융지주나 금융공공기관이 많아 대규모 인적 쇄신이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장 금융권에서 관심이 쏠리는 것은 차기 수출입은행장이다. 수출입은행장들이 연달아 금융위원장으로 직행한 덕에 수출입은행장의 무게감이 이전보다 확연히 달려졌다는 평가가 나오며 시선도 모으고 있다.

실제 2009년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과 2017년 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각각 수출입은행을 이끌다 금융위로 이동했다. 역대 금융위원장 6명 중 2명이 수은에서 건너온 것이다. 은 후보자도 무사히 금융위원장으로 선임된다면 7명 중 3명이 수은을 거친 셈이 된다.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사진 왼쪽)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 사장.[사진=각 금융사 등]

현재 수출입은행장 후보로는 유광열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과 최희남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유 수석부원장은 기재부 국제금융심의관과 국제금융협력국장 등을 역임해 국제금융에 밝고,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경력을 쌓아 국내외 금융 현안을 자세히 파악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희남 KIC 사장 역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근무 경력이 있어 국제금융통으로 꼽힌다. 둘 모두 현직 인사라 수출입은행장 인선에 따라 연쇄 인사가 필요할 수 있다.

수출입은행장 외에도 올해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금융권에 굵직한 인사가 예정돼 있다.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올해 12월 임기가 끝난다. 전 정권에서 선임된 인물이라 연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허인 KB국민은행장과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임기도 각각 11월, 12월에 끝이 난다. 금융지주 계열의 보험사, 카드사까지로 범위를 넓히면 올해 하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CEO는 더 많아진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12월), 허정수 KB생명보험 사장(12월), 이동철 국민카드 사장(12월) 등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연이어 임기만료를 맞이한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임기가 내년 3월까지다. 손 회장의 경우 우리금융지주 출범 당시 이미 회장직 연임에 대해 금융당국과 공감대가 있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우리은행장은 더 이상 겸직하지 않을 수 있다.

조 회장은 경우의 수가 조금 더 복잡하다. 신한은행 채용비리에 연루돼 재판을 받고 있어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연임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있다. 신한지주 내부에서는 재판 결과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재판이 지연될 경우 연임 여부를 확신하기 어렵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 후보자가 금융당국의 수장으로 무사히 선임된다면 이후 금융권 인사도 새판이 짜여질 수 있다"며 "내년 초까지 계속해서 인사 동정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사진=우리금융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