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16일 북한의 잇따른 대남(對南) 압박에도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협상은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예측에는 북한의 무력 도발이 북·미 실무 협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일종의 '지렛대'라는 인식이 깔렸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단기적으로 남북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지만, '북·미 핵담판' 결과에 따라 남북 관계 진전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대남 비난 담화에 대해 "성숙한 남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스러운 점이 있더라도 대화를 어렵게 하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그 합의 정신을 고려할 때 한반도 평화·번영을 위해 남북 관계가 한 단계 더 발전해나가야 한다"며 "대화·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을 향해 "불만이 있다면 역시 대화의 장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논의할 일이라는 (문재인)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조평통은 이날 오전 담화를 내고 '오는 2045년' 통일 시기를 취임 후 처음 언급한 문 대통령의 제74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를 '망발'로 규정하고 "다시 마주 앉을 생각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또한 북한은 이날 오전 강원도 통천 북방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미상의 단거리 발사체 두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발사한 발사체의 고도는 약 30㎞, 비행거리는 약 230㎞, 최대속도는 마하 6.1 이상으로 탐지됐다. 북한이 군사분계선(MDL)에 근접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때문에 이번 단거리 발사체가 KN-23와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신형 전술 지대지 미사일 등 '신형 무기 3종 세트' 중 하나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문 대통령의 통일 로드맵에 북한이 '신형 무기 3종 세트'로 답한 셈이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압박이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실무 협상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속단할 수는 없지만 북·미 정상이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했다"며 "희망적으로 (협상이) 이뤄지지 않겠나"라고 반문했다.

8·15 광복절 이후 한·일 경제전쟁의 분수령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여부와 관련해선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일본이 전향적 입장을 보인다면 대화의 문은 더 활짝 열린다"고 공을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