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광복 기획-극일, 경제로 이겨라] "소재ㆍ부품 中企 육성… 대기업과 상생기틀 마련해야"
2019-08-16 01:00
"정부도 기술 사장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 필요"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일본의 백색리스트 제외가 한국에는 국산화와 다변화의 좋은 기회"라며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는 중소기업의 소재와 부품을 국산화하고 교역을 확대하는 다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은 60조원인 반면 수출한 금액은 30조원이다. 특히 일본에서 수입한 금액의 56%인 30조원이 부품소재산업이다.
김 교수는 이어 "우리나라는 이번 기회에 부품소재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중소기업을 육성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국내 전체 산업의 50%를 차지하고 고용의 88%를 차지한다"면서 "부품소재는 다품종 소량생산이어서 대기업이 할 수 없다. 이번 기회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기틀을 마련하고, 국산화와 다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장기적인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재정 확대는 필요한 정책이지만 장기 과정을 염두에 두고 시행돼야 한다"며 "위기에 몰린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핵심 대책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하고 재정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주력 산업을 대체하기 위한 신산업으로의 전환, 혁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직, 교육에 재정이 투입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기업의 사업 전환, 그리고 새로운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시했다.
윤병섭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일본은 오랫동안 연마해온 기술을 가진 장수기업이 많다"며 "우리나라도 기술을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으로 삼는 장수기업이 많이 육성될 수 있도록 중소기업의 애로를 풀어줘 기술 강국으로 가는 길목을 닦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기업 못지않게 정부도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기업이 형성되지 않은 새로운 기술을 연마하기 위해 시간과 비용을 지속해 쏟으면서 세대를 넘어 애쓸 때, 축적한 기술이 사장되지 않고 계승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내수를 키워 대일 수출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며 "하지만 수출·수입을 줄여 균형을 맞추려면 소비, 투자가 그만큼 늘어야 하지만 미래 경제 전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선 어려운 과제다. 불확실성이 줄고 성장률이 상승해야 소비자가 지갑을 열고, 기업이 투자를 한다"고 말했다.
내수 균형 부분에선 일본과 격차가 크다. 지난해 일본의 내수 시장 규모는 무려 2조6968억 달러로 세계 3위인 것에 비해 우리나라는 7878억달러(15위)에 그쳤다. 이렇다 보니 과도한 무역의존도로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정부는 국가별 공급선 다변화가 필요한 국가 핵심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소재·부품·장비 리스트를 작성해 이를 '부품소재 전문기업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 내에 핵심 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그 뒤 정부는 정기적으로 국산화 추진 정도를 점검하고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된 품목에 대해서 대기업이 일정량 이상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