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채권 등 안전자산, 미중 무역분쟁·홍콩 시위 등 악재에 '강세'

2019-08-13 21:52

금·채권 등 안전자산 강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중 무역분쟁에 이어 홍콩 시위 사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불안 등의 악재가 맞물리면서 금, 채권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KRX금시장의 1g당 금 가격이 6만1300원(1돈당 22만9875원)으로 2014년 3월 시장 개설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8거래일 연속 최고가를 경신한 것.

이날 하루 동안의 금 거래량은 약 175.6㎏(1㎏ 종목 기준)으로 올해 일평균 거래량(30.2㎏)의 5.8배 수준에 달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18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의 누적 순매수량이 824.81㎏에 달하는 반면 기관의 누적 순매수량은 391.86㎏, 외국인은 6.60㎏ 수준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는 시장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화 가치의 하락도 최근 금값 상승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0원 오른 1222.2원에 마감했다.

또다른 안전자산인 채권도 강세다. 국고채 금리는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일제히 하락(채권값 상승)하며 사상 최저치를 거듭 갈아치웠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2bp(1bp=0.01%) 내린 연 1.150%에 장을 마감해 지난 7일 기록한 사상 최저치(연 1.153%)를 경신했다. 10년물은 연 1.229%로 5.6bp 내렸고, 1년물과 5년물은 각각 연 1.174%와 연 1.177%로 1.6bp와 4.6bp 하락했다.

또 20년물은 연 1.231%로 4.0bp 하락했고,  30년물과 50년물은 모두 연 1.215%로 나란히 4.3bp 내렸다. 이에 따라 장·단기물 모두 이달 7∼12일 각각 기록한 최저치를 모두 경신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홍콩 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고 있다"며 "이번 시위가 미·중 무역분쟁의 쟁점으로 부각될 경우에는 양국의 무역협상에도 난항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주가는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외국인의 매도세에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0.85%) 내린 1925.8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이후 10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며 이 기간 총 1조7553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는 2016년 1월 7일∼26일의 14거래일 이후 최장이다.

코스닥지수도 3.42포인트(0.58%) 내린 590.75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