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이마트, 950억 ‘자사주 매입’ 카드 꺼냈다
2019-08-13 10:44
90만주 상당, “주주가치 제고” 차원…약 1조원 규모 부동산 자산도 매각
이마트가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약 950억원 상당의 자사주 90만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지난 2분기 창립 이래 첫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하면서 추락하는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조치다.
이마트는 또한 ‘세일 앤 리스백(Sales and Lease back)’ 방식의 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13일 발행주식 총수의 3.23%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90만주를 949억5000만원에 취득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취득 예정 기간은 14일부터 11월 13일까지이며 장내매수를 통해 자사주 매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마트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11년 주식회사신세계에서 기업 분할을 통해 별도 상장한 이후 처음이다.
최근 회사 주가가 실제 기업 가치보다 과도하게 하락하자, 주가 안정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매입은 회사의 미래 실적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내린 결정”이라며 “앞으로 사업 포토폴리오 다각화, 기존점 리뉴얼, 수익성 중심의 전문점 운영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주주이익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대주주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지난 3월 27일부터 4월 4일까지 장내매수를 통해 이마트 주식 14만주를 약 241억원에 매입한 바 있다.
이마트는 이날 자사주 매입 결정과 함께 점포 건물을 매각한 후 재임차해 운영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의 자산유동화도 진행한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이날 오후 KB증권과 10여개 내외의 자가점포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마트는 이를 시작으로 주관사인 KB증권과의 협의를 통해 자산유동화 대상 점포를 선정한 후 투자자 모집 등 연내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자산유동화 대상인 부동산 자산 규모는 약 1조원이다.
이마트는 자산유동화를 통해 확보된 현금을 재무건전성 강화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으로 점포를 매각한 이후에도 점포들을 10년 이상 장기간 재임차해 사용하게 된다”면서 “기존 점포운영은 자산유동화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