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고종이 외교고문에 하사한 태극기 공개

2019-08-13 09:23
15일부터 21일까지 상설전시실서 선보여

고종이 데니에 하사한 태극기, 조선 1890년경, 180x263cm, 1981년 윌리엄 랠스턴 기증, 등록문화재 제382호 [국립중앙박물관]

고종이 외교고문 데니에 하사한 태극기가 공개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제74주년 광복절을 맞아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고종이 데니에게 하사한 태극기’(등록문화재 제382호)를 15일부터 21일까지 상설전시실에서 특별 공개한다.

이 태극기는 고종(재위 1863~1907)이 외교고문이었던 미국인 데니(1838~1900)가 미국으로 돌아갈 때 하사한 사연을 담은 태극기이다. 데니는 1886년 청나라 리훙장(1823~1901)의 추천으로 고종의 외교고문이 됐지만, 자주외교를 원하는 고종의 뜻에 따라 청나라의 부당한 간섭을 비판하며 조선이 주권독립국임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를 비롯한 유럽의 국가들과 협조할 것을 권고하는 등 청나라를 견제하는 외교 활동으로 청나라 미움을 받아 1890년 외교고문직에서 파면됐다. 이때 고종이 데니에 내린 선물이 이 태극기다.

이 태극기는 가로 263cm, 세로 180cm의 대형 태극기로 바탕은 흰색 광목 두 폭을 이어 만들었고, 태극은 붉은색과 푸른색 천을 오려 바느질 했다. 4괘의 위치는 지금의 태극기와 같지만 깃봉을 다는 위치가 다르고, 태극의 푸른색과 같은 푸른색 천으로 만들었다. 이 태극기는 데니의 가족이 보관하다가, 1981년 후손 윌리엄 랠스턴이 기증했다.

이번 특별 공개에서는 태극기의 역사에 대해 소개하는 영상을 선보인다. 대한제국실에서는 태극기의 초기 형태를 잘 보여주는 미국인 목사 노블(1866~1945)이 소장했던 태극기,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당시 대한제국 전시관 모습을 소개한 프랑스 일간지 ‘르 프티 주르날’ 등 다양한 전시품을 공개한다.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전시는 9월15일까지 1층 테마전시실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