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1살 때 당한 교통사고, 5년 후 발병한 언어장애라도 손해배상 해줘야”

2019-08-08 08:28
민법 상 사고 시점 기준으로 보는 발병 시기, 대법원 “언제 발병됐는지 심리해야”

1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5년 후 언어장애가 발병하더라도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발병 시기 기준으로 봐야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대법관 민유숙)는 김모군(15)이 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인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부에 환송했다고 8일 밝혔다.

재판부는 “교통사고 직후에는 김군이나 그 법정대리인으로서도 장차 상태가 악화하면 어떠한 장애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짐작할 수 있을지언정, 발생할 장애의 종류나 장애의 발생 여부를 확실하게 알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만 1세 때 교통사고를 당해 만 6세 때 처음으로 언어장애 등의 진단을 받은 경우에는 사고 당시 피해자의 나이, 최초 손상의 부위 및 정도, 치료 경과나 발현 시기, 최종 진단 경위나 병명 등을 고려해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언제 현실화한 손해를 알았는지를 심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군은 지난 2006년 3월 만 1세 당시 차량 밖으로 튕겨 나가 도로 위에 떨어지는 교통사고를 당해 뇌 손상을 입었다. 당시 동승했던 김군의 어머니가 현장에서 사망했다.

김군은 사고 후 간질 증상을 보였다가 호전되는 상황을 반복하다 2011년 11월 언어장애와 실어증 진단을 받았으며, 이듬해 3월 가해 차량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교통사고 피해의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사고 당시부터 시작된다고 인정되지만, 유아기에 당한 사고 피해가 구체적으로 발생한 시기까지 청구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김군의 손을 들어주며, 손해배상 청구권이 존재한다고 보고 보험사가 김군에게 1억 1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김군(법정대리인 포함)이 교통사고가 발생한 당시에 손해와 가해자를 알았을 것인데, 그로부터 3년이 지난 뒤에야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므로 손해배상 청구권은 시효가 완성돼 소멸했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다시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뒤집어,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는 사고 피해가 언제 현실화된 것인지 알아야 한다며 김군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전경[사진=대법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