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노재팬' 현수막 결국 내리기로…서양호 구청장 "비판 수용"

2019-08-06 17:25

서울 중구가 도심 한복판에 '노재팬(No Japan)' 현수막을 설치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바로 철거했다.

서양호 중구청장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너기를 내리도록 하겠다"며 "일본 정부의 경제보복에 국민과 함께 대응한다는 취지였는데 뜻하지 않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적었다. 이어 "중구청의 NO재팬 배너기가 일본 정부와 일본 국민을 동일시해 일본국민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와 불매운동을 국민의 자발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중구는 이날 오전 동화면세점과 서울역 사이 세종대로 일부 구간에 'No Japan :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설치했다. 이날 밤 722개를 설치하기 시작해 총 1100개를 관내 퇴계로, 을지로, 태평로, 동호로, 청계천로, 세종대로, 삼일대로, 정동길 일대에 내걸 계획이었는데 일정을 앞당겼다.

하지만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비롯한 일본 시민까지 자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중구청 홈페이지의 '구청장에게 바란다'와 '생활불편신고' 코너에는 배너를 철거하라는 요구가 빗발쳤다.

또 남시훈 명지대 교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울 한복판에 No Japan 깃발을 설치하는 것을 중단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남 교수는 "불매 운동에는 찬성한다"면서도 "서울 중심에 저런 깃발이 걸리면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 관광객들이 불쾌해할 것이고 일본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하며 일본의 무역도발에 찬성하는 일본 시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