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재팬 확산에 항공 노선 폐지·축소…日 지자체 "유지해 달라"

2019-08-07 07:3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의 경제 보복에 따른 우리나라 관광객의 일본 방문 감소로 직항노선 취소 움직임이 확산돼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으면서 현지 지자체들이 애가 타고 있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상황이 악화되자 일본 지자체를 비롯, 여행사가 대표단을 꾸려 국내 항공사 임원 등과 만나 '노선 유지'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일본이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본격화한 7월 이후 복수의 일본 지자체가 한국에 대표단을 보내 국내 항공사 임원 등과 접촉, 일본 노선에 다수 취항 중인 한국의 저비용항공사(LCC)를 주로 만나 협력을 제안했다.

일본 지자체 간부들은 가가와(香川)현 다카마쓰(高松)시, 돗토리(鳥取)현 요나고(米子)시, 도야마(富山)현 등 일본 중소도시를 취항하며 전체 노선의 60% 이상 일본 노선을 운항하는 에어서울을 비롯해 19개 일본 노선을 유지 중인 제주항공 등을 찾아 '노선 유지 및 증편', '신규 취항' 등을 부탁하고 돌아갔다.

일본 지자체들의 이 같은 대응은 일본 여행 거부 여파로 항공사들의 노선 취소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여행객이 일본 중소도시 여객기 승객의 80~90%를 차지하면서 일본 지방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가운데, 이번 사태로 타격이 불가피해진 각 지자체들이 항공 노선 유지에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기존에 주 3회 운항하던 부산∼삿포로 노선 운항을 오는 9월 3일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다른 일본 노선에도 투입 항공기를 소형기로 전환해 좌석 공급을 줄이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중순부터 인천발 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 투입 항공기의 좌석 공급을 축소키로 했다.

저비용항공사인 에어부산과 티웨이항공 역시 일본 노선 운항을 축소한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24일부터 무안과 오이타를 오가는 노선 운항을 중단하고, 9월부터는 대구~구마모토, 부산~사가를 연결하는 정기편을 중단할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역시 오는 9월부터 부산~삿포로·오사카 노선 운항을 중단키로 했다. 이 같은 항공편 축소 움직임은 일본 여행 거부 영향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에어서울의 8월 예약률은 전년 동기 대비 30%p, 9월 예약률은 20%p 각각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제주항공 8월 예약률도 10%p 줄었다.

이스타항공의 경우 9월 이후 예약률은 전년보다 최대 50%p 감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8월까지는 성수기라 예약률이 폭락하진 않았지만 9월부터는 상황이 심각해질 것"이라며 "국내 주요 항공사의 노선 폐지나 좌석 축소는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야마구치 요시노리 사가현지사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한국인 관광객 감소로 인해 현재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다는 공식 발표가 있던 지난 2일 직후 국내 주요 여행사를 통한 일본 여행 예약 건수는 최대 80% 가까이 줄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을 찾은 한국인 수는 753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일본 방문객 3119만2000명 중 24.1%가 한국인이었다. 우리 국민은 일본 여행 시 전체 외래관광객 지출액의 13% 수준인 연간 5881억엔(약 6조7228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